한동안 잠잠하던 유럽 재정위기 이슈가 다시 불거졌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9개 국가의 신용등급을 무더기 하향조정한 것이다.

프랑스와 오스트리아는 AAA등급을 상실하게 됐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은 각각 BBB+와 A로 두 단계 하향조정됐다.

그러나 이번 유럽 악재가 지난해 미국 신용등급 강등 사태와 같이 금융시장을 패닉 상태로 몰고 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신용등급 강등이 예상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이 독일 신용등급도 강등될 수 있다며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지만, 이보다 악재의 수위가 낮은 셈이다.

또 이번 유럽 이슈는 증시에서 이미 익숙해진 악재다.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후 신용평가사의 프랑스 국가 신용등급 하향 경고가 수차례 있었고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되는 사례들도 있었다.

뉴욕증시 역시 다우존스 산업평균은 전날보다 0.39%, 나스닥 종합은 0.51%, S&P500은 0.49% 하락한 데 그쳤다.

다만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유럽 은행들이 유동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신용등급 강등 자체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이후 유로존의 대응 방식에 따라 급등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다행히 이번 유럽 악재가 지난해 8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지만, 지수가 상승하는데 제한 요인이 될 것은 분명하다.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전까진 확실한 흐름이 결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