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수가 급증하는 가운데, LG유플러스·LG전자가 경쟁사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보조금을 각 대리점에 지급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LG유플러스 LTE 가입자가 50만명을 돌파하고, LG전자 LTE폰이 30만대 이상 개통된 것도 보조금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 보조금 단가표. 제일 오른쪽 숫자가 대리점에 지급되는 보조금을 나타낸다. '57.2'는 57만 2000원이 지급된다는 뜻이다.

29일 조선비즈가 입수한 LG유플러스 보조금 단가표(12월 23일 적용치)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LG전자 ‘옵티머스 LTE’가 한 대 팔릴때 마다 대리점에 57만2000원을 지급한다. 보조금에는 LG유플러스가 직접 대리점에 송금하는 금액과, LG전자가 부담하는 ‘장려금’이 포함돼 있다.

반면 삼성전자'갤럭시S2 LTE HD'를 판매할 경우, 대리점에 떨어지는 금액은 40만7000원이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됐고, 출고가가 89만9800원으로 동일한 제품이지만 대리점이 받는 돈은 17만원 정도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는 SK텔레콤과 비교해도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SK텔레콤은 옵티머스 LTE에 47만원, 갤럭시S2 LTE HD에 15만원(12월 24일 적용치)의 보조금을 각각 지급했다.

한 LG유플러스 대리점 관계자는 "옵티머스 LTE를 팔면 가장 많은 마진이 남기 때문에 손님들이 오면 옵티머스 LTE가 가장 좋다고 홍보한다"며 "이 때문에 옵티머스 LTE 개통량이 가장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보조금의 영향으로 대리점 일선에서는 '공짜 마케팅'도 횡행했다. 이 날 서울 영등포구의 한 대리점에서는 기본료 6만2000원 요금제에 2년간 약정 가입하는 조건으로 옵티머스 LTE를 추가 부담 없이 개통해줬다. 사실상 매월 요금할인분 1만9800원 정도만 단말기값으로 받겠다는 것이다. 이는 대리점이 이동통신사로부터 지급 받은 보조금을 일정 부분을 떼어 다시 고객에서 지급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LG유플러스가 4G LTE 폰에만 많은 보조금을 주는 탓에 속도도 느리고 출시된 지도 오래된 2세대(2G) 스마트폰이 LTE 스마트폰보다 비싸게 팔리는 기현상도 발견됐다. 이 날 여의도의 한 LG유플러스 대리점에서는 옵티머스 LTE를 2년간 매월 6만9700원 납부 조건으로 개통해줬지만, 2G인 삼성전자 ‘갤럭시U’는 7만3990원을 2년간 매달 납부해야 했다.

보조금 단가표에 의하면 LG유플러스 대리점은 갤럭시U 한 대를 판매하면 17만6000원을 지급받는다. 옵티머스 LTE 한 대를 팔았을 때 받는 57만2000원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금액이다. 이 때문에 대리점들이 소비자들을 LTE 스마트폰으로 유인하기 위해 2G 폰을 오히려 더 비싸게 파는 것이다.

스마트폰 사용자인 김영은 씨는 “4G LTE 스마트폰은 요금제가 비싸 가입하기 싫지만 기기 가격 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4G LTE를 구입할 수 밖에 없다”며 “2G나 3G 스마트폰에도 과거와 같은 보조금을 지급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