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웅철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부회장)은 “레이EV는 기아차의 순수기술과 모든 부품을 100%에 국산화에 성공한 국내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22일 경기 화성시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전기차 '레이EV' 출시행사에서 기아차의 임직원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양 부회장은 22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남양기술연구소에서 진행된 전기차 '레이EV(Ray-EV)'의 출시행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레이EV는 고객들이 기대하는 차량의 성능을 만족하고 (공장의) 모든 프로세스를 밟아 품질이 확보된 차량"이라면서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배터리 업체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가격, 품질부분에서, 전기차가 가져야 할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가 출시한 레이EV는 2010년 현대차가 출시한 블루온에 이어 두 번째로 생산되는 현대·기아차의 순수전기차다. 기아차는 레이EV의 전기차 플랫폼 구축 및 전기차 기술개발을 위해 약 1000억원의 연구개발과 28~30개월의 개발기간을 투자했다.

레이EV는 지난달 출시한 박스카(박스모양으로 디자인된 차량) 레이에 50㎾ 모터와 16.4㎾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1회 충전(급속 25분·80%까지, 완속 6시간·90%까지)으로 139㎞(도심주행)를 달릴 수 있다. 최고속도는 시속은 130㎞,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15.9초 만에 주파 가능해 배기량 1.0ℓ의 레이 휘발유 모델보다 높은 순간 가속력을 보여준다.

이기상 환경차시스템 개발실장 상무는 “레이EV는 성능은 물론 급속, 완속 충전방식까지 겸비해 편의성을 높였으며, 배터리 차체 하단장착으로 공간활용성까지 만족하는 차량”이라면서 “기존 K5하이브리드에 적용된 회생제동장치를 탑재해 차량 제동 시 발생하는 전기에너지까지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레이의 경우 1회 완충하는 데 소모되는 전기요금이 약 860원 수준으로 2000원만큼을 충전할 경우 총 292㎞(1회 충전 139km 기준)의 주행이 가능하다. 기존 내연기관 경차의 경우 2000원(1리터)을 주유할 경우 L당 17㎞를 주행하는데 그쳐, 레이EV의 경제성은 휘발유 모델보다 약 17배 높다.

이기상 환경차개발 상무가 레이EV를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레이EV의 가장 큰 단점은 주행 환경에 따라 변화가 심한 주행 가능 거리다. 이 차량은 1회 충전으로 139㎞의 거리(내년부터 적용될 5모드 방식 연비 기준으로 91㎞)를 달릴 수 있지만, 운전자의 운전패턴과 에어컨·히터·전자장비 사용 여부 등에 따라 주행 가능 거리 차이가 상당하다. 실제 레이EV는 주행 시 에어컨과 히터를 가동할 경우 주행거리가 각각 20%, 39% 감소한다는 게 기아차의 설명이다.

이 상무는 “편의장치 사용으로 인한 주행거리가 감소는 레이EV뿐 만 아니라 모든 전기차의 대표적인 문제 중 하나”라면서 “우선 레이EV는 주행거리 내 제약조건 있는 시티커뮤터(도심주행용차량) 차량으로, 이점을 보완하기 위해 주행가능거리, 소요되는 전력량을 고객에게 제공해 주행가능거리에 대해 감지하고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이날 출시행사에서 배터리에 대해서 안전성과 내구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보증기간은 여러 가지를 생각해 결정해야겠지만, 현재 35만㎞를 주행해도 초기 배터리 성능대비 3% 저하되는 수준으로 차량의 성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배터리의 수명은 차량의 라이프타임에서 그 어느 부품보다 오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상무는 이어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모든 전기차의 난제인 배터리 부분이었다”면서 “최근 GM의 차량(볼트)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한 것을 보고 배터리에 대한 안전 확보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최상의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22일 남양연구소 주행실험장에 전시된 기아차 레이EV의 충전모습

기아차 레이EV의 경쟁차량인 미쓰비시의 전기차 ‘아이미브’의 경우 배터리의 온도조절을 위해 물로 온도를 제어하는 수랭식 방식을 사용해 충돌에 의한 냉각수 유출로 각종 회로가 부식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기아차 측은 이러한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공기로 온도를 제어하는 공랭식 방식을 적용해 문제의 소지를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운전자의 부주의로 비가 내려 물이 스며들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 이틀 동안 배터리 모듈만 물에 담그거나 차량전복 상황 등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해 배터리 안전성 확보했다는 게 기아차의 설명이다.

레이EV는 내년까지 정부나 공공기관에만 보급돼 활용되며, 일반 고객에는 오는 2013년에 판매될 예정이다. 올해 정부가 관용에 지원한 전기차 보조금은 대당 1720만원 수준이다.

김효정 환경부 전기차보급 팀장은 “지금 당장 전기차에 대한 민간 보조금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답하기 어렵지만, 현재 검토하고 있으며, 우선 전기차가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는 게 우선”이라면서 “내년에는 (레이EV가) 민간시장 진입 전 일반 고객들이 많이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공공서비스 영역까지 보급할 예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레이EV의 차량가격이 4500만~5000만원 수준(배터리가격 약 1500만원)으로 알려졌어, 일반 고객이 차량을 구입하는데에는 보조금의 규모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서춘관 기아차 국내마케팅 실장은 “가격 부분은 모든 사람의 관심 사안으로 가격은 지속적으로 협의해야 하는 사항”이라면서 “가장 큰 문제는 배터리로 관련업체와 기술개발 협력을 통해 계속 가격을 낮춰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일반고객에 출시되는 상용화 시점에 대해 이 전무는 “2013년에 상용화를 하겠다고 못을 박은 적은 없지만, 지금이라도 상용화를 할 수 있을 만큼 안전성과 상용성을 완성한 상태”라면서 “일반 소비자 보조금 지원책 확정돼야 어느 시점에 어떻게 해야 할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레이EV는 고객들이 실사용에 사용할 수 있는 만큼의 상품력은 충분히 지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