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을 사려는 중국인들이 몰려들고 있다. 요즘 제주도청에는 중국 기업들의 한국 부동산 투자를 대행하는 한국인의 문의가 잇따른다. 중국 기업은 "개발이 가능한 대규모 땅이라면 언제든지 돈을 대겠다"며 적극적인 투자 의사를 보이고 있다.

헤이룽장성의 번마그룹은 제주이호랜드㈜와 합작해 제주시 이호유원지 25만5713㎡에 5000억원을 투자해 가족호텔과 메디컬호텔, 명품쇼핑몰 등을 조성하겠다며 개발사업 승인을 받았다.

칭다오의 백통그룹도 서귀포시 남원읍 577만㎡에 맥주박물관과 휴양콘도미니엄 등 종합휴양지를 조성하기 위해 행정 절차를 밟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현재 5~6개 기업이 제주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들 기업의 투자 규모만 3조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최근 한류(韓流) 열풍을 타고 중국 관광객이 대거 늘어나는 가운데 중국 기업과 개인의 한국 부동산 투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제주도와 강원도 평창 등 일부 지역에 대해 50만~1000만달러를 투자하는 중국 기업이나 개인투자자에게 영주권을 주기로 하면서 투자 관심이 더 높아지는 분위기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9월 현재 외국인이 소유한 국내 토지는 우리나라 국토면적의 0.2%인 2억2929만㎡로 금액기준 32조2935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소유 토지는 1998년 6월 부동산 시장 개방 이후 2001년까지 연평균 40% 가까이 급증했다가 2002년 이후 증가세가 다소 주춤해진 모습이다.

하지만 중국인의 한국 토지 소유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올 3분기 현재 중국인이 소유한 토지는 2007년 말 232만㎡에서 405만㎡로 크게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외국인 소유 토지 증가율의 2배를 넘는 것이다.

2분기 6만5000㎡(159억원)에 그쳤던 중국인의 신규 토지 취득은 3분기 들어 70만3000㎡(708억원)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미국(153만㎡)에 이어 가장 많은 땅을 사들인 것으로 분석됐다.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한국을 찾는 관광객 중에서도 개별적으로 국내의 소규모 상가나 땅을 사려는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