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은 금리가 너무 낮고, 저축은행은 더 이상 못 믿겠고…."

이런 고민을 안고 있는 보수적 투자자들을 겨냥, 증권사, 종금사 등 제2금융권 금융회사들이 연 4~5%대 확정금리형 투자상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정기예금보다 이자가 1%포인트 높은 연 5%대 확정금리 상품이 나왔는가 하면, 만기 전에 찾아도 원금은 반드시 보장해주는 채권 투자 상품도 등장했다.

고수익형 2금융권 신상품들은 은행 예금 금리가 연 3%대로 떨어져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밑지는 장사'가 되자, '은행 금리+ 알파(��) 수익률'을 앞세워 은행 예금만 고집하던 보수적 투자자를 집중 공략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고 연 5% 확정수익 금융상품들

최근 종금사들은 연 5%대 확정금리를 주는 발행어음을 앞세워 은행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종금사 발행어음은 종금사가 직접 발행하고 지급을 보증하는 어음으로, 예금자보호법이 적용되기 때문에 1인당 5000만원까지는 안심하고 맡겨도 된다.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인 우리PEF가 대주주인 금호종금은 현재 1년짜리 발행어음에 연 5%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2000만원을 맡길 경우 은행보다 이자를 약 20만원 더 받을 수 있다. 단 전국에 지점 수가 많지 않아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게 흠이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연말까지 1년 만기에 연 4.8%를 주는 발행어음을 특별 판매한다. 만기 전에 해지할 순 있지만 중도해지 이자는 약정이율보다는 낮아진다.

높은 신용등급의 국책은행이 발행하는 채권도 안전하게 돈을 지키면서 고금리를 노릴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우증권은 연말까지 0.4%포인트 보너스 금리를 주는 산업금융채권(산금채) 통장을 2500억원 한도로 판매 중이다(25일 기준 1년 만기 4.27%). 지난달 첫 출시 이후 1150억원 넘게 팔려나갔다. 이남주 대우증권 팀장은 "산금채는 예금자보호법이 적용되진 않지만 정부가 보증하는 국책은행이어서 떼일 염려가 없고 1년 만기 전에 중도에 해지해도 원금이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연 4%대 적금상품들

요즘 은행 적금에 가입해 4%대 이자를 챙기려면 만기를 3년 이상 길게 잡아야 한다. 반면 증권사들은 만기가 1년인데도 연 4%를 주는 고금리 적금 상품으로 고객 잡기에 나섰다.

대신증권의 '꼬박꼬박 월(月)적립형 서비스'는 매달 일정 금액을 적금처럼 꾸준하게 약정형 RP(환매조건부채권)에 투자하는 원금보존추구형 상품이다. 아무런 부가조건 없이 1년 가입시 연 4.5%(11월 기준) 확정금리를 제공하며 연계 신용카드(롯데카드) 사용금액에 따라 만기 때 추가 수익까지 챙길 수 있다.

한화증권의 '모아모아 Super 적립식 RP'도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이 가능한 구조로 설계됐다. 연 4.7%의 확정금리를 주며 만기는 1년이다. 단 중도 해지시엔 일정 수수료가 붙는다.

◇저(低)위험 복합투자 상품, 대안으로 인기

은행 예금 이자보다 약간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증권사의 안정형 자산관리 서비스도 '뭉칫돈 블랙홀'로 급부상하고 있다. 삼성증권이 지난 8월 선보인 안전계좌인 '골든에그 어카운트'는 지금까지 1조3000억원 넘게 자금이 들어왔다. 국내외 채권, 주가연계증권(ELS), 절대수익추구펀드 등 다양한 자산을 섞어 투자하며, 주식 등 위험자산 편입 비중은 전체 자산의 40% 이하로 제한한다. 이상대 삼성증권 상무는 "3년 이상 장기로 투자하면 은행 예금 이자보다 높은 연 6~8%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주식 투자는 부담스럽고 예금 이자는 낮아서 불만인 투자자들이 대거 옮겨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