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인맥 관리 서비스(SNS·Social Network Service)가 10년 전 벤처 붐 시절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시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겐 일생일대의 기회입니다."

'개발자 간 정보 공유 및 소통'을 주제로 한 소프트웨어 개발자 모임 '디브온(DevOn)2011' 콘퍼런스가 지난 25일 서울 구로구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 이른바 닷컴 시대를 대표하는 스타 경영자들이 등장했다. 허진호 크레이지피쉬 사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가 행사에 참석, '개발자의 미래'를 놓고 토론을 벌였다.

25일 서울 구로구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열린 소프트웨어 개발자 콘퍼런스 ‘디브온(DevOn)2011’에서 김택진(왼쪽) NC소프트 사장, 이재웅(가운데)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 허진호 크레이지피쉬 대표가 개발자의 미래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세 사람은 “스마트폰 대중화로 10년 전 인터넷 벤처 붐보다 더 큰 기회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그래머 출신으로 인터넷 벤처 붐의 대표 수혜자들이 스마트·SNS를 준비하는 후배 개발자들에게 던진 메시지는 '지금 큰 장이 섰다'는 것.

다음커뮤니케이션 등기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뒤 3년 만에 공식 행사에 등장한 이재웅 창업자는 "10년 전 불과 10년 후를 못 내다보고 앞으로는 기회가 없다고 말했다"며 "후회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전국경제인연합회 모임에 가서 지금 인터넷 대격변에 대응하지 못하면 앞으로는 기회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스마트폰 대중화로 사용자 숫자가 증가하는 것을 보니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이 큰 시장이 있고, 기회가 오히려 더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터넷 게임으로 큰 성공을 거둔 김택진 사장은 "스마트폰 시대에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는가는 아무도 모른다"며 "답을 얻기 위해 계속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을 만들라"고 조언했다. 그는 "10년 전 게임을 만들 땐 이렇게 큰돈을 벌고 계속 게임 제작으로 먹고살 수 있다는 상상을 못 했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지금도 직접 프로그램을 만든다. 그는 "지난 2주 동안은 아이폰용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었다"며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영감을 얻고, 앞으로 내가 할 일을 상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허진호 사장은 "제2의 다음·네이버·엔씨소프트는 힘들다"고 말했다. "10년 전엔 주인이 없는 '맨땅'이었지만 지금 한국 시장엔 네이버·엔씨소프트가 버티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까지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을 지낸 허 사장은 "세계시장은 5년 주기로 구글·아마존·페이스북 같은 새로운 강자가 등장해 시장 1위를 차지했지만 우리나라는 인터넷 산업 구조의 융통성이 없어서 1등 업체를 이길 신생 강자가 나타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허 사장은 "그래도 10년 전 벤처 열풍이 불 때와 비교하면 지금 더 다양한 기회가 있다"며 "현실은 불가능해도 '대박'을 꿈꾸라"고 후배 개발자들에게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