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이 내년 2월 일본 전자업체 샤프 공장에서 TV를 생산해 전세계에 판매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4일 보도했다. 'iTV(가칭)'란 이 제품은 인터넷에 접속해 영화·드라마를 볼 수 있고 응용프로그램도 내려받아 사용하는 스마트TV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전기에 따르면 잡스가 지난 10월 숨지기 전에 혁신적 TV 개발을 완료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블룸버그는 시장조사업체 제프리앤코의 보고서를 인용해 "일본 샤프가 오사카에 있는 공장 생산라인의 일부를 애플 제품 전용으로 개조하기 시작했다"며 "내년 2월부터 iTV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일본 전자업계를 조사한 제프리앤코의 피터 마이섹 애널리스트는 "내년 중반쯤에는 애플의 iTV를 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아이폰·아이패드 같은 제품의 개발만 본사에서 담당하고 생산은 중국에 있는 폭스콘 공장에 전량 위탁해 만들고 있다. 애플은 세계 5위의 LCD(액정디스플레이) 생산업체인 일본 샤프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해 TV 제조는 일본에 맡기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삼성·LG 등이 납품해온 한국산 부품을 일본·중국으로 다변화하는 조치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마이섹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iTV를 비롯해 차세대 아이패드와 아이폰에 들어가는 화면표시장치는 LG디스플레이 대신 샤프 제품을 쓸 것"이라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09년 애플과 향후 5년간 디스플레이 장치를 공급한다는 계약을 맺었다. 애플은 플래시메모리 공급처도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 외에 일본·대만 업체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