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유럽연합(EU)·칠레 등 7곳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후 이들 국가에 대한 자동차·석유화학 제품 등의 수출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EU와 FTA가 발효된 7월 이후 100일간 대(對)유럽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 감소했다. 유럽 재정위기 영향 탓이다. 하지만 FTA 혜택을 받는 품목은 수출이 17% 증가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는 110%,자동차 부품은 21%,석유제품은 103% 급증했다. 이들 업종이 전체 수출 감소액을 크게 만회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최초로 FTA를 체결한 칠레는 2004년 FTA 발효 이후 교역량이 연평균 24.1%씩 늘어났다. 대(對)칠레 수출은 FTA 발효 전인 2003년 5억2000만달러에서 작년 29억5000만달러로 급증했다. 수출 증가율이 470%로, 수입 증가율(299%)을 앞질렀다.

이 기간 무역수지는 89억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는 칠레에서 수입하는 구리 가격이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작년 대(對)칠레 총수입액 42억달러 가운데 68%인 29억달러가 구리 수입액이었다.

김영무 외교통상부 FTA정책국 심의관은 "국제 구리가격이 2004년 9월 t당 3000달러에서 올 9월 9000달러로 3배 상승했는데도, 칠레에 대한 수출이 크게 늘면서 무역수지 적자가 FTA 발효 당시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1월 FTA의 일종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발효된 인도도 교역량이 크게 늘었다. 선박(147%)과 보일러(357%) 수출 호조에 힘입어 작년 대(對)인도 수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42.7%를 기록했다. 수입 증가율(37%)보다 높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은 FTA 발효에 힘입어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의 제2의 교역 상대국으로 떠올랐다.

페루와는 올 8월 FTA 발효 후 무역수지가 45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공산품 수출이 늘어난 반면 광물 등 원자재 수입 규모는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