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4S' 열풍이 4일 한국에 상륙했다. 국내 휴대폰 시장 최강자인 삼성전자는 지난달 출시한 '갤럭시S2 LTE'에 이어 연말까지 전략폰 3~4종을 동시에 선보여 아이폰4S와 총력전을 치를 태세다.

KTSK텔레콤은 이날 0시부터 온라인에서 아이폰4S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SK텔레콤의 예약 가입 사이트는 예약 판매 시작 직후인 0시 20분부터 2시간 가까이 먹통이었다. SK텔레콤 측은 "한 시간에 20만명을 받을 수 있는 서버를 마련했는데 접속자가 너무 많아서 버티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KT 사이트도 접속자가 몰리는 바람에 새벽 2시까지 예약 판매 작업이 느리게 진행됐다. 열성 '애플 팬'이 새벽부터 접수한 온라인으로 몰리면서 오전 9시부터 진행된 오프라인 매장 예매는 상대적으로 수월했다.

두 회사는 이날 하루 20만건 이상 예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8월 아이폰4가 첫날 13만대 팔린 것과 비교하면 훨씬 많다. 아이폰4S는 지난달 미국·일본·호주 등 7개국에서 출시 첫날 130만대가 팔려 '최단기간에 가장 많이 팔린 IT 기기'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두 회사는 서로 많은 고객을 붙잡기 위해 할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출고가 81만4000원인 아이폰4S(저장용량 16GB 제품)를 2년 약정으로 월 5만4000원 요금제에 가입하면 KT는 21만2000원, SK텔레콤은 23만800원에 판매한다.

4일 서울 명륜동의 한 이동통신사 대리점에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아이폰4S’신청을 서두르라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KT와 SK텔레콤은 이날 예약판매 하루 만에 20만명 이상의 신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기존 아이폰 사용자가 신제품으로 바꾸면 최대 23만원까지 추가 할인을 해준다. 800원만으로 전화기를 바꿀 수 있다는 의미다. 다음 달 2년간 약정이 끝나는 KT 아이폰 가입자 20만명을 빼앗아오기 위한 강수다. KT의 추가 할인액은 7만~10만원으로 SK텔레콤보다 적다.

삼성전자는 아이폰4S에 대해 국내에서도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낼지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달 초 아이폰4S 발표 직후 핵심 통신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프랑스·이탈리아·호주·일본 4개국에서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실제 판매가 시작되는 11일을 전후해 가처분 신청 여부를 결론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이달 중 '갤럭시S2 HD'를 내놓아 아이폰4S 열풍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아이폰4S보다 무선 인터넷 속도가 5배 이상 빠른 4세대 이동통신(4G LTE) 기능과 초고화질 화면을 채용했다. 이르면 이달 중순 아이폰4S보다 화면이 1.8인치 큰 5.3인치급 대화면 '갤럭시 노트'를 내놓는다. 구글의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세계 최초로 채용한 '갤럭시 넥서스'도 연내에 출시한다.

애플 제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 제이 엘리엇 전 애플 수석부사장은 "아이폰·아이패드·맥컴퓨터 등이 모두 애플의 독자 운영체제(OS)에서 유기적으로 작동해 사용하기가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스마트폰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컴퓨터는 MS 윈도를 채택해 사용자들이 혼란을 느낀다는 것이다. 애플에서 20년간 근무하면서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측근으로 불린 엘리엇 전 수석부사장은 오는 9일 방한해 잡스의 리더십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