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함은 아이메시지, 속도는 카카오톡’

애플이 13일 ‘아이메시지’를 본격적으로 제공하면서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아이메시지는 아이폰·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 사용자들끼리 무료로 문자 등을 주고받을 수 있는 메신저다.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많이 쓰는 카카오톡·마이피플 등과 기능이 거의 똑같아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한 판 치열한 경합이 벌어질 전망이다.

① 아이메시지, 문자메시지와 똑같은 '사용자 환경(UI)'

아이메시지가 다른 모바일 메신저들보다 편리한 것은 따로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아이폰 문자메시지 프로그램(앱)을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는 점이다. 그동안 사용하던 문자메시지 버튼을 눌러 수신자 이름을 선택하면 문자 입력창에 'iMessage'라는 안내가 뜬다. 상대방도 아이메시지를 받을 상태가 됐다는 뜻이다.

왼쪽은 카카오톡, 오른쪽은 아이메시지 전송 장면. 문자 입력창에 'iMessage'라는 안내가 떠 있다. 상대방도 'iOS5' 사용자로, 아이메시지를 받을 준비가 됐다는 의미다.

만약 상대방이 애플 제품 사용자가 아니거나 ‘iOS5’로 업그레이드 하지 않았다면 ‘문자메시지’라는 안내가 떠 있다. 이 때는 무료가 아닌 건당 20원이 과금된다. 아이메시지로 보내는 문자는 말풍선이 파란색으로, 문자메시지는 초록색으로 표시해 구분한다. UI도 기존 문자메시지와 완전히 똑같기 때문에 친숙하다.

반면 카카오톡은 따로 앱을 설치·구동해야 하고, 문자메시지 앱과 UI도 다른점이 다소 불편하다.

② 속도는 카카오톡 '승(勝)'

모바일 메신저의 주요 평가 항목 중 하나인 전송 속도 면에서는 카카오톡이 아이메시지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텍스트만 보낼 때는 두 서비스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사진 전송 속도는 카카오톡이 훨씬 빨랐다.

실제로 729KB(킬로바이트) 크기의 사진을 같은 장소에서 세 번씩 전송해 봤을 때, 아이메시지는 약 25초 안팎의 시간이 걸렸다. 이에 비해 카카오톡으로는 5~8초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다.

카카오톡의 경우 최근 ‘겁나 빠른 황소 프로젝트’라는 메신저 속도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다음달 부터 메시지 전송속도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③ 범용성에서는 '무승부'

얼마나 다양한 사용자들과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메시지는 애플 제품끼리만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게 걸림돌이다. 스마트폰 이용자의 절반이 넘는 안드로이드·블랙베리 사용자들과는 소통하기 어렵다.

카카오톡의 경우 2500만명에 이르는 회원 대부분이 국내 거주자 내지 해외 교포라는 게 단점이다. 외국인들과 메시지를 주고 받을 일이 많지 않으면 크게 상관 없지만, 페이스북·트위터 처럼 세계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성장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