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300㎞를 가볍게 웃도는 F1 머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광고판으로 통한다. 연간 약 400만 명의 관중을 동원하고 세계 188개국에서 6억 명이 TV로 시청하는 대회인 만큼 광고를 원하는 기업도 그 종류도 많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머신 한 대당 광고를 넣을 수 있는 자리는 모두 9개 정도에 불과하다. 가장 비싼 광고가 붙는 운전석 옆쪽의 사이드포드로 이곳에 광고를 하려면 5000만달러(약 590억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며, 운전석 뒷부분 엔진커버의 경우 4000만달러(약 480억원)가 든다.

엔진커버 뒤쪽의 뒷날개인 리어윙은 1600만달러(약 190억원), 엔진 옆쪽의 터브사이드와 앞날개 부위의 프런트 플레이트는 각 1200만달러(약 140억원), 뒷날개 부위의 리어 프레이트는 600만달러(약 71억원), 콕핏으로 불리는 운전석 안은 400만달러(약 47억원), 드라이버가 머신에 올라탈 때 비추는 플로어는 400만달러 등으로 차량 1대당 광고비를 계산하면 적어도 1800억원선이다.

일본 닛산자동차의 고급 브랜드인 인피니티는 F1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가진 세바스찬 베텔 선수가 소속된 레드불레이싱팀을 후원하고 있다. 후원금액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어마어마한 비용을 지불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베텔의 유니폼은 물론 차량 운전석 앞과 뒷날개에 '인피니티(INFINITI)'라는 사명과 로고를 달았다.

이와 함께 F1 후원을 통해 기업의 특성을 알리는 기업도 있다. F1 중계방송을 보고 있자면 차량 내 카메라로 선수들의 운전모습이 보이는데 이때 '알리안츠(ALLIANZ)'라고 적힌 안전벨트를 쉽게 볼 수 있다. 알리안츠는 지난 2007년부터 글로벌 파트너 자격으로 F1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알리안츠는 전 세계에서 5000만대 이상의 차량 보험을 운영하고 있어, F1 경기 후원을 통해 안전운전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2010년부터는 경기장 내에서 '안전운전(Drive Safely)' 메시지가 적힌 안전차량과 의료차량을 지원하고 있다.

브랜드 로고 노출 등 다양한 F1 마케팅이 있지만, 방법은 이뿐만이 아니다. 실제 선수들이 입는 옷부터 신발, 시계 하나까지 모두가 해당 기업의 홍보수단이기 때문이다. 이 중 시계는 경기중이나 시상대에 오를 때 전 세계 언론을 통해 노출될 수 있어 유명 선수의 손목에 자사의 시계를 채우려는 업체들의 경쟁이 뜨겁다.

스위스 시계 브랜드인 태그호이어는 지난 20세기 초 시속 300㎞를 넘나드는 고속주행 상황에서 고장 나거나 오차를 방지한 크로노그래프 대시보드를 최초 개발해 당시 경주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태그호이어는 1/10초·1/100초·1/1000초를 모두 측정 가능한 기술력을 가진 시계브랜드로 0.1초 사이 승부가 갈리는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왔다.

스위스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는 26년 동안 보다폰 맥라렌 메르세데스 F1 레이싱팀을 후원하고 있으며, 올해 5 월에 열린‘2011 모나코 F1 경주대회’를 후원했다.

현재 태그호이어는 보다폰 맥라렌 메르세데스 레이싱팀의 파트너로서 지난 26년간 약 120회가 넘는 우승을 함께했다. 또한 이 팀에 속한 F1 월드 챔피언 루이스 해밀턴, 젠슨 버튼 선수가 태그호이어의 홍보대사로 함께하고 있다.

한편 F1 후원과 함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는 기업도 있다. 세계적인 물류업체인 DHL은 지난 2004년부터 F1와 후원 계약을 체결하고, 공식 물류 파트너로서 활동하고 있다. F1과 물류업체는 '스피드'라는 단어와 일맥상통한다. F1 경기는 스피드로 승부가 가려지는 경주대회로 물류기업 역시 가장 안전하고 빠르게 배송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DHL이 F1 후원을 통해 이득을 보는 것은 이뿐이 아니다. DHL은 전 세계 F1 경기에 사용될 100만L의 연료와 함께 300t의 레이싱 장비, 50t의 장비를 운반하며 부가적인 비즈니스 창출하고 있다. 또한 DHL은 경기장 광고판을 물론 후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인쇄 및 영상 광고, F1 소재의 온라인 게임, 달력까지 개발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