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네트워킹 게임(소셜 게임) 열풍이 한국에 상륙했다. 소셜 게임이란 미국의 페이스북이나 한국의 싸이월드와 같은 인터넷 인맥 관리 서비스(SNS·Social Networking Service)에서 즐기는 게임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시장은 한국 게임 업계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소셜 게임을 유통하는 장터가 되는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페이스북의 국내 보급률이 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한국인 페이스북 사용자가 급증했다. 인터넷 소셜 정보 조사업체 소셜베이커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한국인 사용자(사용 언어 기준)는 지난 1월 182만명에서 지난 7월 296만명으로 늘었다. 6개월 만에 사용자 수가 60%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소셜 게임을 즐기는 사람도 빠르게 늘고 있다. 넥슨이 지난달 발표한 '메이플스토리 어드벤처'도 출시 한달 만에 150만명이 즐기는 게임이 됐다.

게임 개발사 노리타운 스튜디오 직원들이 출시 예정인 소셜 네트워킹 게임‘리틀 위저드’를 테스트하고 있다.

시장이 커지면서 대형 소프트웨어 회사들도 앞다퉈 소셜 게임에 진출하고 있다. 국내 최대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도 상반기에 소셜 게임 전문 기획자를 충원하고 개발에 들어갔다. 바이러스 백신 개발업체 안철수연구소도 자회사 노리타운 스튜디오를 통해 소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소셜 게임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아직 시장이 성장기에 있기 때문에 지금 뛰어들면 적은 돈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게임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는 MMORPG는 큰돈이 없으면 뛰어들 수 없는 시장이 됐다. 게이머들의 수준이 높아져 100억원 이상 개발비가 들어간 대작 게임이 아니고선 게이머들 앞에 내밀 수가 없다. 문제는 그런 대작 게임조차 성공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것. 하지만 소셜 게임은 다르다. MMORPG에 비해서는 훨씬 적은 비용으로 게임을 만들 수 있다. 실패해도 부담이 적다는 의미다. 송병준 게임빌 사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올해 최대 이슈 중 하나가 소셜 게임"이라며 "한국도 올해 들어 이 분야 투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게임 업계의 발목을 잡은 것은 '소셜 게임 역시 이미 포화된 시장이 아니냐'는 우려였다. 소셜 게임 세계 1위 업체인 징가는 상장도 하기 전에 회사 가치를 150억달러로 평가받을 정도로 거대한 회사가 됐다. 지난해 10월 이미 미국 최대의 게임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개발비가 적게 든다고 해도 이런 회사와 대결할 이유가 있느냐는 판단이었다. 이 때문에 국내 게임업체는 상대적으로 경쟁이 적은 싸이월드·네이버 등 국내 서비스에 치중했다.

하지만 지난달 구글의 소셜네트워킹서비스 '구글플러스'가 등장했다. 주인 없는 거대한 새 땅이 등장한 것이다. 페이스북 이외에도 세계적으로 소셜 게임을 팔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국내에도 새로운 '장터'가 열렸다. 스마트폰용 무료 문자 메시지 프로그램 '카카오톡'을 만드는 카카오는 이달 초 '미르의 전설' '창천' 등을 만든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게임 기능을 추가하기로 했다. 20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통해 소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