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리튬이차전지의 용량을 8배가량 늘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김원배 교수팀은 실리콘으로 나노 크기의 전극(電極)을 만들고, 이를 이용해 리튬이차전지의 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차전지는 한번 쓰고 그냥 버리는 배터리와는 달리 여러 번 충전해서 쓸 수 있는 전지다. 휴대전화 등 대부분 소형 가전기기에는 리튬이차전지가 들어있다. 이차전지에는 전기가 드나드는 전극이라는 것이 필요한데, 현재 리튬이차전지의 전극으로는 흑연이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과학자들은 최근 전극 물질로 흑연 대신 실리콘을 사용하기 위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실리콘은 흑연보다 용량이 10배 이상 크다. 하지만 리튬과 만나면 부피가 4배 정도 팽창돼 리튬의 저장 능력을 떨어뜨리는 단점이 있어 상용화가 어렵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실리콘으로 나노 크기의 아주 얇은 구조물을 만들고, 형태나 크기 등을 바꿔가며 어떤 모양이 가장 성능이 좋은지를 알아봤다. 그리고 나노 실리콘을 기둥 모양이나 우물 모양으로 만들면 이차전지의 용량과 성능이 대폭 향상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개발한 실리콘 전극을 이용해 리튬이차전지를 만들어 기존 흑연을 이용한 리튬이차전지보다 용량이 8배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

김원배 교수는 "차세대 리튬이차전지 뿐만 아니라 에너지전환장치에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연구결과는 나노분야 권위지 '나노 레터스'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