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이 4% 내외로 좁아지는 분위기다. 4% 중후반이 대세를 이뤘던 연초에 비해선 크게 떨어진 숫자다. 대외 불안에 따른 수요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금융연구원은 4일 올해 우리 경제가 4.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4월 전망치인 4.4%보다 0.3% 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정부가 하반기 경제 전망에서 밝힌 4.5%보다도 0.4% 포인트 낮다.

국내 민간경제연구소와 해외 투자은행들도 우리나라 성장 전망치를 속속 낮추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당초 4.3%를 전망했다가 최근 0.2~0.3% 포인트 하향 조정할 계획이라는 뜻을 밝혔고, LG경제연구원은 4%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해외 투자은행들은 더욱 비관적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8월말 현재 해외 투자은행 9곳이 전망한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평균은 4%로 한달 전보다 0.2% 포인트 낮아졌다. 원래부터 3.8%를 전망했던 UBS는 3.3%로 대폭 낮췄고, 씨티는 4.2%에서 3.7%, 모건스탠리는 4.5%에서 3.8%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4.3%에서 4.2%로 0.1% 포인트 낮춰 잡았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현재 성장률 전망을 유지하고 있지만 정확한 전망을 다시 한번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며 성장률 하향 조정을 시사한 바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 경기 회복이 더뎌지면서 수출을 주로 하는 우리나라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배경이었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 1일 올해 성장률을 2.7%에서 1.7%로 대폭 낮췄다. 한국은행은 미국 경제성장률이 1% 포인트 떨어지면 우리나라는 0.4% 포인트 하락하는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올해 4분기 미국 경기침체가 가시화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 경제성장이 한번 더 내려앉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연구원은 대외 여건이 최악으로 치달으면 우리나라 성장률이 3%대로 내려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연구원은 "가능성은 낮지만 미국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지고 유럽 재정위기가 다른 국가나 은행 위기로 확산되면 우리나라 성장률은 3%대로 하락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3%대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