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Tous) 향수에 글로벌 금융위기는 오히려 '기회'였어요. 이름만 대면 알만한 글로벌 브랜드들이 주춤했잖아요. 역사는 오래됐지만, 세계 시장 진출은 더뎠던 토스는 그 틈을 타서 급성장할 수 있었죠. 올해 400번째 글로벌 단독매장을 열었어요. 2년 만에 매장 숫자를 50개 늘렸으니 엄청나죠"

지난 1일 앙증맞은 곰돌이 디자인으로 유명한 글로벌 패션 브랜드인 토스(Tous)가 국내 시장에 신규 여성용 향수인 토스 로(TOUS l'eau)를 선보였다. 지난 5월 스페인과 미국에 출시한 후 꼭 4개월 만이다. 발매에 맞춰 우리나라를 찾은 안젤리나 소(Angelina Soh·42세) 퍼퓸엔디제노 북아시아 지사장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행사장에서 만났다.

안젤리나 소 토스 퍼퓸 북아시아 지사장은 올해 신상품인 토스 로(Tous leau) 한국 런칭을 위해 서울을 찾았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토스 로 런칭행사장에서 소 지사장을 만났다.

◆ 향수 신상품 출시 잇따라…내년 글로벌 시장 기대

긴 생머리와 옅은 화장, 날씬한 몸매에 형형색색의 귀걸이. 겉모습만으로는 도저히 나이를 가늠할 수 없다. 첫 인사를 통해 한 악수와 강단 있는 목소리를 통해 그가 북아시아 지사장이라는 것을 짐작케 했다. 우리나라 나이로 43살의 자녀 2명을 둔 주부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 자신을 편하게 ‘엔지(안젤리나의 애칭)’라고 불러달라는 그는 인터뷰 자리에 앉자마자 신상품 자랑에 여념이 없다.

토스가 신상품 향수를 내놓은 건 2009년 토스 H2O 이후 꼭 2년 만이다. 지난해 남성 전용 향수인 토스맨스포츠(Tous Man Sport)를 출시하긴 했지만 기존 상품을 리뉴얼한 데 불과했다. 사실 글로벌 향수시장은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신상품 소식이 뚝 끊겼었다. 해외 유명 브랜드가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이 들릴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이번에 출시한 ‘토스로’는 기존 상품과는 차별화한 신상품다운 신상품이다. 우리나라에서 인기있는 상품인 ‘베이비토스’와 비교하면 차이가 극명하다. 베이비토스가 발랄한 10~20대용 향수라면, 토스로는 향긋한 여성스러움이 물씬 풍긴다.

소 사장은 “올해 하반기부터는 향수 시장에 정말 큰 장이 열릴 겁니다”라면서 “명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신상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얼마 전 마크제이콥스가 개성과 젊음을 테마로 한 향수 ‘오, 로라(OH, LOLA!)’를 출시한 데 이어 버버리는 최근 관능미를 테마로 한 향수 ‘바디(BODY)’를 내놨다. 그는 내년을 기점으로 향수시장이 급팽창, 2015년 7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 글로벌 금융위기는 ‘기회’…400호 단독매장 열어

글로벌 금융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느냐는 질문에는 “오히려 기회가 됐다”고 답했다. 그는 “토스가 80년의 전통을 갖고 있다고 하지만 미국시장에 본격 진출한 것은 2004년”이라면서 “(미국시장에서)경쟁사보다 출발이 늦었던 덕분에 도리어 손실 폭이 훨씬 적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뉴욕 맨해튼의 임대료가 급락하면서 (싼값에) 시장을 확대할 수도 있었다”면서 “경쟁사들의 사정이 어려워진 틈새를 파고들어간 셈”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토스는 최근 쥬얼리라인의 새로운 모델로 제니퍼 로페즈를 영입하는 등 세계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향수 시장에 대한 전망을 묻자 “한국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라면서 “여자들이 예쁘면 예쁠수록 향수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큰데, 한국은 예쁜 여자들이 정말 많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를 한 곳은 요즘 가장 ‘핫(hot)’하다는 신사동 가로수길. 한강 이남에서 청담동이나 압구정동보다 더 잘나간다는 곳이다. 그는 “패션이나 화장품은 한국시장의 트렌드가 이미 일본보다 훨씬 앞서간다”면서 “신상품을 일본보다 한 달 먼저 내놓은 것만 봐도 그렇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토스로’에 대한 홍보를 잊지 않았다. “기존의 토스 향수 제품들이 재미(fun)와 유행(fashionable)을 추구했다면 ‘토스로’ 좀 더 여성스럽고 생활에 밀접한 향수예요. 토스 향수라인이 ‘토스로’를 기점으로 여성의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탈바꿈하게 될 겁니다. 여자들이 매일 옷을 바꿔 입듯이 토스로도 그런 역할을 할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