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00억원의 기금을 동원해 사과와 배 가격을 작년보다 10%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농림수산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농협 계열 유통업체인 하나로마트가 사과와 배를 지난해보다 10% 낮은 가격으로 팔면 그 손실을 정부와 농협이 8대2의 비율로 적립한 300억원의 '과수수급안정적립금'으로 보전해 주는 방안을 곧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기금은 그동안 농가 소득 보전을 위해 사용돼 왔으며, 가격 안정을 위해 사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관계자는 "과일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올라 가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하나로마트 서울 양재점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때 사과 5kg(16개)과 배 7.5kg(12개) 가격은 각각 5만원과 4만5000원 선이었지만, 올해는 각각 6만원을 넘고 있다.

농식품부 계획대로라면 앞으로 사과 5kg과 배 7.5kg 가격은 지난해보다 10% 내려간 4만5000원과 4만1000원 선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시세와 비교하면 각 하나로마트 매장은 박스당 최대 2만원 이상 손실을 보지만 이를 기금으로 메워주면 판매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싼 가격에 물량을 내놓으면 품귀 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충분히 공급선을 확보해 수요가 있는 한 물량을 무제한 공급하겠다"며 "매진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판매 시기는 추석을 한 주가량 앞둔 9월 5일 이후로 예상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추석에 임박해 제수용품과 친지 선물을 구입하는 경향을 감안해 추석을 앞두고 물량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또 비축해 놓은 명태 1500t과 오징어 360t을 시가보다 40~50% 낮은 가격에 공급하기로 했다. 시가 1700원 정도 하는 일반 크기 명태는 한 마리에 900원, 마리당 3000원에 팔리는 오징어는 1600원에 공급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