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기아차 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기아차그룹 회장이 저소득층 자녀를 위해 5000억원 상당의 사재를 해비치 재단에 추가 출연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28일 정 회장이 5000억원 상당의 현대글로비스 보유 주식 263만1579주를 해비치재단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규모는 순수 개인 기부 규모로는 국내 최대다.

현대차 관계자는 "평소 정 회장이 개인적 차원에서 사회 기여 방안을 오랫동안 고심해 왔다"면서 "저소득층 인재 육성이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고 판단해 이번 기부를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해비치재단은 지난 2007년에 설립돼 장학지원, 다문화가정 교육지원, 문화예술 교육지원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는 현대·기아차그룹의 비영리 사회공헌재단이다. 정 회장은 재단 설립 당시 600억원(92만3077주) 상당의 현대글로비스 주식 기부를 시작으로 2008년 300억원(48만7805주), 2009년 600억(51만2821주) 등 1500억원 상당의 주식을 해비치 재단에 출연해왔다.

지난 6월말 기준으로 정 회장이 가지고 있던 현대글로비스 주식은 총 679만898주(18.11%)로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1195만4460주·31.88%)에 이어 두 번째 개인최대 주주다. 정 회장이 이번에 기부한 주식 수는 263만1579주로 현대글로비스 전체 지분 중 7.02%로 5000억원(26일 종가 기준) 상당의 금액이다. 이번 기부로 정 회장의 남아 있는 현대글로비스 지분은 415만9319주(11.09%)로 줄었지만 주주 순위에는 변화가 없다.

이와 함께 해비치 재단이 소유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 지분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51만2821주(1.37%)였지만, 이번 기부를 통해 8.39%(314만4400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정 회장은 해비치재단에 기부금을 ▲저소득층 우수인재 발굴 육성 전문 프로그램 운영 ▲문화 예술 체육 분야 저소득층 우수인재 양성 ▲사회적으로 소외된 국가 유공자 자녀 교육 지원 ▲미래 첨단분야 과학영재들을 발굴 및 세계적 과학기술 인재육성을 위해 사용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학자금을 마련 위해 불가피하게 높은 이자의 대출을 받아 신용불량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층 대학생 지원에도 쓰일 예정이다.

정 회장은 "저소득층의 대학생들이 학업을 계속하기 위해 감당하기 어려운 대출을 받아 힘들어 하는 사연들이 가슴 아프다"면서 "학생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해비치 재단 관계자는 "어려운 이웃의 자녀가 희망을 키워나갈 수 있는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기부를 통해 1조원 상당의 기부를 약속했던 정 회장의 부담감이 덜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정 회장은 지난 2006년 검찰의 비자금 수사로 7년에 걸쳐 8400억원 상당의 글로비스 주식을 사회복지재단에 기부하겠다는 내용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