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오르기 시작한 전세금이 올 들어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전세금을 잡기 위해 임대주택사업자에게 세제혜택을 주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내놓았지만, 시행시기가 연말 이후여서 당장 올가을 전세난을 해결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달부터 입주를 시작한 포스코건설의 인천‘송도 더샵 센트럴파크2’주상복합 아파트.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전국의 아파트 전세금은 평균 10.4% 올랐다. 이미 지난 한 해 동안 상승률(8.8%)을 넘어섰다. 이 추세라면 연평균 20%가 올랐던 2001년 이후 최대치가 될 전망이다.

올가을 조금이라도 싸고 쉽게 전셋집을 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입주한 지 2년이 지나 전세 재계약 시점이 도래했거나 신규로 입주하는 아파트가 많은 지역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서울 중구, 경기 수원에 입주물량 많아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9월부터 12월까지 서울에서는 아파트 1만2217가구 입주가 예정돼 있다. 중구가 2502가구로 가장 많고 금천구(1764가구), 강북구(1370가구), 구로구(1358가구), 은평구(1218가구) 순이다.

반면 학군 수요가 많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양천구에선 강남구와 서초구만 각각 1043가구, 397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있고 송파구와 양천구에선 신규 입주 물량이 없어 전세난이 예상된다.

경기도에선 총 1만4191가구가 9월 이후 입주한다. 이 중 수원시(4925가구)가 전체의 35%가량을 차지하고 김포시(2148가구), 부천시(1843가구), 광명시(1267가구) 순으로 입주 물량이 많았다. 이들을 제외한 곳은 입주 물량이 1000가구 미만으로 고양시, 광주시, 남양주시, 오산시 등에선 아예 입주 물량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에선 총 4445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며 서구(2498가구)와 남구(1062가구)에 입주 물량이 몰려 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신규 입주 단지는 잔금을 마련하지 못한 집주인이 전세로 돌리는 경우가 많아 물량이 풍부한 편"이라고 말했다.

9월 이후 연말까지 입주 2년차가 되는 아파트는 수도권에서 총 5만8000여 가구로 집계됐다. 경기도에선 성남시(5731가구), 고양시(5387가구), 용인시(5345가구)에 입주 2년차 아파트가 많았고, 서울은 은평구(1208가구)와 성북구(1161가구), 인천은 서구(3488가구)로 조사됐다.

◆전세금 덜 오른 곳은 어디?

상대적으로 전세금이 덜 오른 지역에서 전셋집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작년 1월 이후 지난 7월까지 18개월 동안 전국의 아파트 전세금은 평균 19.7% 올랐다. 이 기간에 수도권 아파트는 평균 16.4%, 지방은 21.3% 상승했다.

서울 25개 구(區)에서 상승률이 가장 낮은 곳은 은평구로 작년 1월 이후 4.7% 오르는 데 그쳤다. 은평구에선 은평뉴타운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순차적으로 9000여 가구가 준공되면서 전세 물량이 상대적으로 풍부했기 때문이다. 은평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모두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종로·양천·금천·강북구가 11~12%로 비교적 덜 올랐다.

경기도는 대부분이 수도권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지만, 고양시 일산동구(6.2%)·일산서구(7.8%), 김포(6.6%), 파주(7.8%), 안성(7.2%)시의 상승률이 비교적 낮았다. 인천은 동구·중구·남구 지역이 4.3~6.8% 올랐다.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는 부산이 평균 34.4% 오른 것을 비롯해 대부분의 지역이 두자릿수의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