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DB

지난 10일(현지시각) 석유 기업 엑슨모빌을 제치고 시가총액 세계 1위에 오른 애플의 가치가 역사상 최초로 1조달러(약 110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조 달러는 우리나라 연간 GDP와 맞먹는 수치다. 기업 하나의 가치가 우리나라 국민 5000만명이 1년간 창출한 경제 가치와 비슷해진다는 것이다.

애플은 10일 마감한 뉴욕증시에서 3372억 달러(약 370조원)의 시가총액을 기록, 3308억 달러(약 363조원)의 엑슨모빌을 제쳤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현재 저평가된 애플이 2006년 수준으로 평가를 받는다면 시가총액은 당장 9000억 달러(약 99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의 2006년 '주가수익비율(PER·시가총액을 순익으로 나눈 값:수치가 낮을수록 저평가된 주식)'은 30~40 정도였는데 현재는 11에 불과하다.

주가수익비율은 기업의 미래 가치를 예측해 결정되는데, 급성장하고 있는 애플의 주가수익비율은 더 높아야 한다는 것이 NYT의 지적이다. NYT는 현재 다른 상장 기업보다 애플이 10~60배 정도 저평가돼 있다고 평가했다. 애플은 올해 1분기 만에 2007년 1년 매출액을 올려, 4년 만에 4배의 매출 증대를 거뒀다.

일부에서는 매출이 많아질수록 성장률이 둔화할 수 밖에 없는 것이 경제학의 통설이기 때문에 애플의 성장세 역시 꺾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애플의 주력 제품이 아이폰, 아이패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NYT는 "아이폰의 스마트폰, 아이패드의 태블릿PC 시장 자체가 이제 출범했다"고 애플의 고도성장을 전망했다.

사실 스마트폰, 태블릿PC 시장 자체를 애플이 창출한 것이다. 애플이 2007년 아이폰을 세상에 내 놓으면서 축소지향의 휴대폰 시장 흐름이 스마트폰으로 단숨에 방향을 틀었다. 태블릿PC 역시 아이패드가 출시되면서 시장 자체가 형성됐다.

애플은 지난 2분기 실적에서 전년 동기 대비 82%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하며 투자가의 넋을 빼놓았다. 여기에는 출시 1년이나 지난 아이폰4의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2%나 신장했기에 가능했다. 아이폰4의 매출 신장은 신제품 프리미엄이 강한 IT 시장의 특성을 비웃었다는 점에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만큼 애플 제품은 단순한 IT 제품이 아니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플의 미래를 어둡게 봤다. CEO인 스티브 잡스의 건강 상태, 경제 상황에 민감한 IT기업의 특성 때문에 시가총액 1조달러 돌파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잡스는 2004년 췌장암 수술, 2009년 간 이식 수술을 받았고 지난 1월 병가를 냈다.

FT는 "2000년 시가총액이 영국 이동통신회사 보다폰이 석유회사 로열더치쉘보다 두 배나 많았지만, 현재는 오히려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