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아파트의 월평균 전세금 상승액이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흑자액(소득에서 지출을 뺀 금액) 보다 2.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달 흑자액을 저축해도 전세금 상승분을 못 따라간다는 의미다.

12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가 지난해 12월부터 올 8월초까지 서울 아파트 전세금을 조사한 결과 한 달 평균 233만7500원씩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올 1분기 통계청이 발표한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흑자액(90만8406원)보다 2.6배 높은 수치다.

특히 서울 강남구 아파트의 전세금은 매달 평균 460만원씩 올라 월평균 전체 소득액(438만7262원)보다도 높았고 흑자액보다는 5배 이상 많았다. 강남구 다음으로는 중구(4.4배), 서초구(3.8배), 송파구(3.6배), 강북구(3.2배), 성북구(3.2배) 등 순으로 전세금 상승액이 높았다.

전문가들은 매매시장이 침체하고 보금자리주택 공급으로 전세 수요가 늘어나 전세금이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이 지난해의 60%에도 못 미치는 것도 한 요인으로 꼽혔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부동산연구소 실장은 "지금 상태로는 근로자들이 매달 여윳돈을 저축해도 전세 재계약을 할 때엔 빚을 내거나 전세금이 싼 외곽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