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최근 신용카드 사용액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추가 금리를 주는 적금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하지만 씀씀이를 부추기는 이들 상품이 과도한 카드 사용을 조건으로 추가 금리를 제공해 정작 소비자 입장에선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기본금리는 연 4%지만 우리은행을 결제계좌로 하는 신용카드를 지난해에 비해 많이 쓰면 최고 연 7%까지 금리를 주는 '매직7 적금'을 선보였다.

이 적금 상품의 추가 금리 제공조건은 월 적금액이 25만원 이하인 경우와 25만원 초과 50만원 미만인 경우로 나뉜다.

먼저 월 적금 불입액이 25만원 이하인 경우 적금 가입일 전월부터 직전 1년간 사용한 카드 이용금액보다 앞으로 카드를 500만원 더 쓰면 최고 7%의 적금 금리를 준다. 월 적금 불입액이 25만원 초과 50만원 미만일 경우 적금 가입일 전월부터 직전 1년간 사용한 카드 이용금액보다 향후 1000만원을 더 써야 7% 적금금리를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매월 수십만원을 적금해 연간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최대 이자(약 3%포인트)가 10만원대에 그치는 만큼 신용카드를 500만원 내지 1000만원 더 쓰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신한은행이 최근 내놓은 '생활의 지혜 적금 점프'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상품 기본금리는 연 3.2%지만 월 150만원이상 신한계열 카드로 결제하면 우대 금리를 연 8.1%포인트까지 준다.

하지만 이 적금 상품은 1년 동안 월 30만원 이내로만 저축이 가능하다. 연간 최대 360만원의 적금 불입액에 대해 최고 8%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받는다 해도 28만원 정도다. 과연 신용카드를 월 150만원 이상 쓰는 게 바람직한지에 대해 의문이 있을 수 있다.

국민은행의 'KB 굿플랜 적금'의 경우에도 기본 금리가 연 4%인데 월 150만원 이상 카드 사용 실적을 조건으로 추가 금리를 제공하므로 내게 맞는 상품인지 따져봐야 한다.

한 대형은행 관계자는 "신용카드를 분산해서 쓰던 일부 소비자의 경우 한 곳으로 결제를 모으면 이들 상품의 고금리 제공 조건을 맞출 수 있다"며 "하지만 대다수 소비자들은 조건 충족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