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 인터넷과 똑같이 초고속으로 무선 인터넷을 쓸 수 있는 4세대 이동통신 'LTE'〈키워드 참조〉시대가 열렸다. 1일 0시를 기해 SK텔레콤은 서울에서, LG유플러스는 서울·부산·광주에서 LTE 서비스를 시작했다. 두 회사는 전날 오전 서울에서 각각 LTE 상용화 선포식을 가졌다. KT는 올 연말 같은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유선과 똑같은 초고속 이동통신 LTE시대 개막

LTE는 에릭슨·노키아 등 유럽 통신사들이 주축이 돼 개발한 기술이다. 2009년 12월 스웨덴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했다. 작년 말 미국 버라이즌, 일본 NTT도코모도 대도시 위주로 상용화에 들어갔다. 현재 전 세계 81개 통신사가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4세대 이동통신 'LTE' 서비스 시작… 1일 0시부터 유선과 비슷하게 초고속 인터넷이 가능한 4세대 이동통신 'LTE' 서비스가 시작됐다. SK텔레콤은 30일 기념식에서 가수 아이유와 고화질 영상통화 장면을 시연했다(사진 위). LG유플러스는 LTE 통신망을 이용해 세 사람이 동시에 영상통화를 하는 서비스를 보여줬다.

LTE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서 고화질 영화를 끊김없이 볼 수 있고, 현재보다 8배 더 선명한 화면으로 영상 통화를 할 수 있어 '꿈의 통신망'으로 불린다. 실제로 이날 SK텔레콤이 신세대 가수 아이유와 영상 통화를 시연할 때는 마치 TV를 보는 것처럼 화면이 또렷했다. 그동안 통신 속도가 느려 사용하기 어려웠던 아이온·리니지 같은 대용량 온라인 게임, 고화질 위성지도 서비스 등이 스마트폰용으로 속속 개발될 예정이다.

통신사들은 LTE시대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SK텔레콤은 1일 서울지역을 시작으로 내년 초까지 수도권과 광역시 등 23개 대도시로, 2013년에는 전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장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14년까지 2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배준동 SK텔레콤 네트워크 담당 사장은 "LTE용 800㎒ 주파수를 28년간 이동통신용으로 사용해 와 충분한 노하우를 쌓았다"며 "경쟁사들과 차원이 다르게 탄탄한 통신 품질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LTE 서비스에 사운(社運)을 걸었다. 이동통신업계의 '만년 3위' 신세를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당장 1일부터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광주에서도 LTE 서비스를 시작한다. 연말까지는 전국 82개 도시로 영역을 넓히고, 2012년 말까지 전국으로 통신망을 확장할 예정이다. SK텔레콤보다 1년 이상 빠른 일정이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 15년간 3등에 머물렀지만 LTE시대에는 누구보다 빨리 통신망을 깔겠다"면서 "이제는 1등을 못할 이유가 없다. 1등을 못하면 곤란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LG유플러스는 그동안 SK텔레콤·KT 등과 통신방식이 달라 다양한 스마트폰을 사용하기가 어려웠다. 앞으로 LTE로 기술이 통일되면 문제가 해결된다. 이에 필요한 추가 주파수(2.1㎓)도 사실상 확보한 상태다. 이상철 부회장은 "지금은 아이폰을 줘도 (방식이 달라) 못 쓰지만 앞으로는 애플이 우리에게 '아이폰을 좀 팔아달라'고 부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뎀보다 전용 스마트폰이 사용 편리

LTE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전용 휴대폰이나 통신용 모뎀이 필요하다. 기존 갤럭시S나 아이폰으로는 쓸 수 없다. 통신사들은 우선 컴퓨터나 휴대폰에 연결해 사용하는 모뎀을 두 종씩 내놓았다. 3세대 이동통신 초기에 출시됐던 'T로그인'과 비슷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월 3만5000원에 5기가바이트(GB) 용량을, 4만9000원에 9GB 용량을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내놓았다. LG유플러스는 월 3만원에 3GB, 5만원에 10GB를 제공한다. 기존 태블릿PC용 요금보다 20~30%가량 저렴하다.

LTE가 얼마나 인기를 끌 것인지는 사용 범위가 제한적인 모뎀보다는 전용 스마트폰이 나와 봐야 알 수 있다. 일본의 NTT도코모는 LTE 모뎀 서비스만 하고 있는데 현재 가입자는 3만명선에 불과하다.

삼성전자·LG전자 등 휴대폰 제조사들은 오는 9월부터 LTE용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통신사들은 이때 요금제도를 새로 개편할 예정이다. 따라서 당장 이동하면서 초고속 인터넷을 쓸 일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면 두 달 정도 기다렸다가 9월 이후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내년 말까지 각각 300만명의 LTE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한 이병기 서울대 교수는 "사용자들은 3세대냐, 4세대냐 하는 복잡한 기술에는 관심이 없다"며 "누가 더 재미있는 콘텐츠와 편리한 서비스를 내놓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LTE(Long Term Evolution)

유럽식 4세대 이동통신 기술. 현재 사용하는 3세대(3G) 이동통신에 비해 무선 인터넷 속도가 5~10배 정도 빠르다. 영화 한 편을 2분 만에 내려받을 수 있다. 기존 3G 기술에서 장기적으로 진화했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