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이 지난 5년(2006~2011년)간 사흘에 하나꼴로 계열사를 늘렸지만, 이들 신규 편입 계열사 중 절반에 가까운 회사가 적자(당기 순이익 기준)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본지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30대 그룹 계열사(1087개)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조사한 결과, 2006년 이후 자산 규모 기준 30대 그룹(공기업 제외)에 편입된 587개 계열사 중 264개(45%)가 적자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대기업 그룹이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 발굴을 명목으로 대대적인 사업확장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절반가량은 손실을 보았다는 의미다.

30대 그룹 계열사는 2006년 1월 500개에서 2011년 4월 1일 현재 1087개로 늘었다. 5년 3개월 동안 3일마다 하나꼴로 새 계열사를 설립하거나 인수하며 '문어발식 확장'을 벌여온 셈이다. 30대 그룹 가운데 하이닉스·대우건설 등 채권단 관리하에 있는 기업집단을 제외하면 신규 편입 계열사의 적자 비중이 가장 높은 그룹은 효성이었다. 효성은 지난 5년 사이 25개 회사를 계열사로 추가 편입했으나, 그 가운데 16개가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계열사 비중이 64%에 달했다. 그 뒤를 한화(63%)·LS(55%)·포스코(51%)·롯데(50%)·STX(50%)·SK(49%)·동부(48%)가 이었다.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 기업에선 대기업 총수가 자신의 선호에 따라 사업확장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사업확장은 성공확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데, 이에 대한 그룹 내부의 견제가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