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커피전문점 브랜드인 카페베네가 오는 8월 미국 뉴욕에 진출한다. 국내 토종 커피 브랜드인 카페베네의 미국 1호점이 들어서는 곳은 뉴욕에서도 가장 번화가인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인근의 크라운플라자호텔 1층. 660㎡(200평) 규모 대형매장으로 초기 1년간 투자금만 60억원이 넘는다. 국내 커피전문점이 뉴욕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게다가 한인 타운도 아닌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 개장한다는 도발적인 도전에 국내 커피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카페베네 김선권 대표이사 사장은 "처음 해외 진출을 준비할 당시 상대적으로 진입이 용이한 도쿄, 상하이 등 아시아 대도시를 권유받았지만 최종적으로 뉴욕을 선택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리스크(위험)가 크다고 우려하고 있지만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지름길이라는 확신으로 과감한 베팅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뉴욕의 중심 타임스스퀘어는 하루 유동 인구만 35만 명이다. 그 중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관광객 비중이 70%를 차지해 카페베네 브랜드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비즈니스 기회가 될 것으로 김 사장은 기대하고 있다. 카페베네는 맨해튼 입성을 계기로 미국 시장을 본격 타진하는 한편 중국과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 진출을 앞두고 브랜드 위상을 크게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철저한 현지화·고급화에 초점

카페베네는 맨해튼점 오픈을 위해 지난 4월 1일 본사 태스크포스(TF)팀을 현지에 파견했다. 김수란 팀장은 "뉴욕 현지에 직접 와보니 스타벅스의 아성이 생각보다 더욱 견고하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일례로, 타임스스퀘어 주변 상권 내 스타벅스를 제외한 브랜드 커피전문점은 한 곳도 없다. 경쟁 업체라고 할 만한 곳은 커피와 식사를 함께 제공하는 소규모의 델리숍이 고작이다. 김 팀장은 "관광객들과 현지 뉴요커들이 손에 들고 있는 것은 90% 이상이 스타벅스 커피"라며, 다른 브랜드가 들어오기 힘든 상황임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하지만 이것이 역으로 시장을 파고들기 좋다는 판단을 내렸다. 선택권이 다양하지 못한 상태에서 맛에 대한 경쟁력과 차별화된 인테리어로 소비자들을 공략하면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이다. 카페베네가 입점하는 100m내의 근접상권에 위치한 스타벅스 매장은 테이크아웃 위주의 판매방식으로 카페베네가 추구하는 매장 콘셉트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토종 커피브랜드인 카페베네는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 인근에 미국 1호점을 낸다. 카페베네는“브랜드를 빠른 시간에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는 뉴욕이 최적지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카페베네 직원들이 타임스스퀘어에 모여 있다.

카페베네는 고급화와 철저한 현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매장 규모 면에서 스타벅스 매장보다 4배나 더 큰 규모다. 현지에서 프리미엄급 커피전문점으로 자리잡지 못하면 수익을 남기기 쉽지 않고,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플래그십 스토어'로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대형화·고급화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스타벅스가 점령한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8월, 국내업체 최초로 美 1호점 개점
“고급화·현지화로 무장… 뉴요커 입맛 잡겠다”

현지 소비자인 뉴요커의 니즈(요구)를 적극 반영해 매장 콘셉트도 새롭게 마련했다. 현지인의 입맛과 니즈를 반영하지 않고 국내에서 하던 그대로 옮긴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점을 감안, 뉴요커들이 선호하는 커피 맛, 원두 품종, 용량, 사이드 메뉴 등 전반적으로 매뉴얼을 새롭게 구성했다.

이외에도 아침메뉴와 커피 칵테일 상품군으로 새로운 수요층을 개척할 계획이며, 디저트 문화가 발달한 뉴욕인 만큼 디저트 메뉴는 기존보다 한층 더 다양화되고 고급화된다. 김 팀장은 "뉴욕 현지에는 디저트 문화가 확고히 자리 잡고 있지만 디저트 메뉴를 판매하는 커피전문점은 별로 없다"며, "식사로도 가능한 디저트 메뉴를 갖출 방침"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커피전문점 문화 전파

철저한 현지화 작업 속에서도 휴식과 문화 공간을 강조한 카페베네의 '공간철학'은 고수한다. 김선권 사장은 "일하기에 바빠 샌드위치와 테이크아웃 커피로 점심을 때운다는 뉴요커지만 편안하게 앉아서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고 싶어하는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편안한 휴식 공간과 다양한 메뉴는 관광객들의 수요를 잡기에도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페베네의 글로벌 전략 목표는 단순한 제품 판매 경쟁이 아닌 커피를 즐기는 공간을 제공하고 도심 속에서 휴식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커피전문점 문화를 새로운 한류(韓流)로 해외에 전파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