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SH공사 등이 공급하는 '공공서민아파트' 분양가가 올 상반기 민간건설사의 '민영아파트' 분양가 수준을 훌쩍 넘어섰다. 공공서민아파트 분양가가 민영아파트보다 더 비싸게 된 것은 공기업의 과다한 토지보상비와 오랫동안 방만경영으로 누적된 과도한 금융비용이 분양원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19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와 본지가 올 들어 지난 17일까지 전국에 공급된 아파트 104개 단지(주상복합 포함)의 3.3㎡(평)당 평균 분양가를 조사한 결과, 공공서민아파트가 1044만원으로 민영아파트(1009만원)보다 35만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아파트 분양가가 민영아파트보다 비싸기는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분양이 있었던 2006년 이후 5년 만의 일이다. 민영아파트는 일단 크기가 크고, 고가(高價) 주상복합아파트까지를 포함하기 때문에 공공아파트보다 비싼 것이 당연시돼 왔다.

공공아파트 분양가는 2008년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시작한 이후에도 계속 상승세를 보여 왔다. 2008년 938만원에 이어 올해는 1044만원으로 4년간 무려 11%나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LH 등이 충분한 검토 없이 지역개발사업을 수주하고, 민원을 의식해 보상비를 과다 지출하면서 사업비가 늘어난 게 분양가 상승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반면 민영아파트 분양가는 2008년 이후 매년 하락세다. 올 분양가는 2008년(1334만원)보다 24%나 하락했다. 주택산업연구원 남희용 원장은 "경기침체와 보금자리주택의 등장으로 미분양이 늘어나자 민간 건설사들이 분양가 인하에 적극 나선 결과"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