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주택'이라고 불리는 듀플렉스(duplex home). 최근 단독주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단독주택용지 분양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

"큰 맘 먹고 단독주택용지를 사려고 했는데, 경쟁률이 이렇게 높을 진 몰랐습니다. 서울 근교에 있는 일반 대지 매물은 권리금이 붙어 땅 사기가 만만치 않네요."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사는 홍모씨(59)는 2년 전부터 지인의 가족과 함께 살 전원주택을 지을 땅을 알아보고 있다. 현재 165㎡(50평)형대의 대형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2년 뒤면 은퇴를 할 계획이라 서울에서 거주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홍모씨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공급하는 단독주택용지를 사는 것을 잠시 보류했다. 추첨제인 단독주택용지에 사람이 너무 몰려 당첨이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홍모씨는 "택지지구에 있는 단독주택용지는 주변에 도로나 편의시설 등도 함께 들어서기 때문에 원했던 것인데 경쟁률이 너무 높다"며 "부동산에서 일반 대지 매물이라도 좋은 물건이 나오면 말해달라고 부탁해놨다"고 말했다.

단독주택용지 분양 경쟁률 50대 1 넘기도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단독주택용지에 직접 집을 지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엔 '땅콩주택'이라고 불리는 듀플렉스 홈(duplex home·한 필지에 집 두 가구를 나란히 짓는 방식)이 일반인들 사이에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 남양주시 평내동 단독주택지역 전경.

올해 들어 LH가 신규 분양한 단독주택용지 중 수도권인 남양주진접지구(1필지)와 안양관양지구(1필지)는 청약 경쟁률이 각각 22대 1, 24대 1을 기록했다. 66개 필지를 공급한 경남혁신지구는 2508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38대 1에 달했다.

LH 관계자는 "평택소사벌, 부천범박 지구는 각각 96개, 26개 필지가 팔려나갔고 지방권인 양산물금2(374개), 광주일곡(54개)의 단독주택지도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평택소사벌 지구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단독주택용지를 판매해 152개 필지 중 현재까지 106개 필지가 팔렸다. 지난해 6월부터 판매한 부천 범박지구도 총 87필지 중 41개가 팔렸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자문 팀장은 “LH에서 공급하는 단독주택용지는 일반 대지 매물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택지지구 내 아파트나 생활편의시설 등이 함께 들어서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며 “일반 대지 매물은 가격에 권리금이 껴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5·1 부동산 대책'으로 단독주택지 규제 완화

단독주택용지는 정부의 '5·1 부동산 대책'으로 활용도가 더 높아졌다. 정부는 택지지구의 단독주택용지에 짓는 건물에 대해 층수 및 가구 수 제한을 완화했다.

‘블록형 단독주택용지’(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는 필지를 블록 단위로 공급하는 용지)의 경우 기존엔 2층까지 지을 수 있던 것을 3층으로 완화했고, 점포 겸용 단독주택은 3층에서 4층으로 높였다. 또 블록형 단독주택과 점포겸용 단독주택은 각각 한 필지당 1가구, 3~5가구로 입주 가구 수가 제한됐었지만, 이 규제도 풀렸다.

LH 관계자는 “필지 당 들어올 수 있는 가구 수 제한을 완화하면서 땅콩 주택 같은 단독주택을 지으려는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임대사업을 원하는 사람도 많아 단독주택용지에 대한 청약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은 가격도 올랐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판교신도시 내 단독주택용지는 지난 2008년 3.3㎡당 800만~850만원에서 현재 1000만~1500만원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올해 주거전용 단독주택용지 2192필지 공급 예정

LH는 올 5월부터 12월까지 67만5262㎡(약 20만4000평), 총 2192필지의 주거전용 주택용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 달에는 성남 판교에 6필지(1401㎡), 부천여월지구에 208㎡ 규모 1필지가 추첨방식으로 재공급된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인천가정지구에서 7월에 28필지(7355㎡)를 분양하며, 화성향남2지구에서 10월에 422필지(11만7772㎡), 김포한강지구(417필지·14만1877㎡), 인천청라(234필지·8만5043㎡)가 오는 11월 공급될 예정이다.

LH 택지사업처 관계자는 “현재 5월까지 단독주택용지 판매가 지난해보다 많이 늘었고 지방권의 주택용지 판매도 좋은 편”이라며 “부동산 경기가 나쁘다곤 하지만 단독주택용지에 대한 주거 및 임대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