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업체인 남광토건경기 남양주 별내신도시에 짓고 있는 '별내 하우스토리' 아파트 잔여 가구를 지난주부터 파격적인 조건으로 분양하고 있다. 발코니를 공짜로 확장해주고 일부 가구(123~124㎡형)는 프리미엄 보장제(입주 이후 아파트 값이 분양가 이하로 떨어지면 일정 금액을 계약자에게 돌려주는 제도)도 적용한다.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와 중도금 무이자도 실시한다. 회사 관계자는 "가구당 4000만~5000만원 정도 할인 혜택을 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중견업체인 우미건설도 작년 연말 입주 중이던 충남 천안 청수지구의 '우미린' 아파트를 7000만~1억5000만원까지 할인 분양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최근 건설사들이 미분양 아파트 '떨이 세일'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우량 건설사까지 줄줄이 기업회생절차나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건설사, "미분양 빨리 팔자"

미분양 할인 판매는 중견 건설회사들 사이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임광토건은 경기 용인 보라지구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의 분양가를 3.3㎡당 1500만원대에서 최근 1200만원대로 낮췄다. 중도금을 빌리는 계약자에게는 2년간 회사가 대출 이자도 대신 내준다. 극동건설은 용인 보정동의 '죽전극동 스타클래스' 타운하우스 분양가를 최고 4억원까지 깎아주고 있다.

대형 건설사도 예외는 아니다. GS건설은 지난달 용인 '구성자이 3차' 아파트를 최고 1억2300만원까지 낮춰 다시 분양했다. 지난해 3월 준공한 이 아파트는 1년 이상 미분양이 팔리지 않자 결국 분양가를 낮춰서 재분양에 나선 것. 이 아파트 신대영 분양소장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미분양 늘면 유동성에 악영향

건설사들이 눈물을 머금고 할인에 나서면서 미분양 주택은 많이 줄었다. 지난 1월 말 전국 미분양 주택은 8만4923가구로 8개월 연속 감소했다. 그러나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아직도 전체의 절반 수준에 달한다. 수도권은 현재 9640가구로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준공 후 미분양은 시간이 지날수록 건설사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싸게라도 빨리 처분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일부 건설사는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도 빨리 팔기 위해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싸게 책정하고 있다. 서희건설이 분양한 서울 동작구 '상도 서희 스타힐스'는 주변 미분양 아파트보다 더 저렴하게 팔고 있다. 이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약 1500만원. 주변 아파트 분양 시세는 약 2100만~2200만원대여서 100㎡(30평) 기준으로 최대 2억원까지 싼 셈이다.

금호건설도 지난해 말 경기 남양주 퇴계원에 분양한 '남양주 신(新)별내 어울림' 아파트를 인근 갈매동의 보금자리주택(3.3㎡당 990만원 수준)보다도 낮은 3.3㎡당 950만원으로 분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