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업체 NHN다음커뮤니케이션은 15일 스마트폰의 검색 프로그램과 관련해 "미국 구글이 경쟁사들을 물리치기 위해 불공정행위를 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유선 인터넷을 지배해온 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무선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구글을 견제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무선 인터넷 검색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NHN이 "구글 때문에 못 살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나친 엄살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소 인터넷 업체들은 "NHN은 구글을 비판하기 전에 유선 인터넷 시장의 불공정 행위부터 시정하라"고 비판하고 있다.

NHN 등은 이날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에 자사의 검색 프로그램을 기본으로 설치하고, 경쟁사 프로그램은 빼도록 요구해 왔다"고 주장했다. 구글은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전 세계 휴대폰 업체들에 무료로 보급했다.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휴대폰 제조사의 한 직원이 '구글의 강요 때문에 네이버 검색 서비스를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탑재하지 못한다'고 고백하는 이메일을 보내왔다"며 공정위에 증거물로 제출했다.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측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무료로 공개돼 있고, 어떤 프로그램을 기본으로 설치할지 정하는 것은 제조사와 통신사들"이라며 "우리는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네이버를 외면하고 있다"는 NHN의 주장도 사실과 달랐다. 시장조사기관 메트릭스에 따르면 지난달 네이버의 무선인터넷 검색 점유율은 55.8%로, 구글(15.3%)이나 다음(15.7%)을 압도했다.

오히려 중소 인터넷 업체들은 "유선 인터넷에서 70%의 검색 점유율을 가진 NHN이 독점적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쇼핑 등 전문 인터넷 사이트들이 시장을 열어놓으면 NHN이 비슷한 사업을 시작해 막강한 영향력으로 시장을 '싹쓸이'한다는 것이다.

NHN은 온라인 광고시장에서도 자신들이 직접 수주한 광고주에게는 각종 할인혜택을 주고, 다른 업체나 중소 광고대행사에는 비싼 요금을 물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터넷 업계의 한 관계자는 "NHN의 행태는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