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최대 소셜커머스 기업 미국 그루폰(Groupon)한국에 진출했다. 소셜커머스란 공동구매 방식으로 특정제품을 대폭 할인된 가격에 사고파는 온라인 상거래. 페이스북·트위터 같은 인맥관리(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이용, 제품을 홍보하고 구매자를 끌어모은다.

그루폰은 전 세계 43개국 500여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해 왔으며, 44번째 서비스 국가로 한국을 택했다. 그루폰은 올해 1월 한국법인 그루폰코리아를 설립했다. 두 달 동안 250명의 직원을 채용했다. 14일 낮 12시부터 한국 사이트를 열고 첫 상품으로 의류교환권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 내 국내 시장 20% 점유… 국내 경쟁사 초비상

그루폰은 작년 하반기부터 유럽과 남미·아시아 등 해외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한국보다 먼저 진출한 일본·싱가포르·필리핀·대만 등에서는 현지 기업들을 제치고 시장 1위에 올랐다. 이날 한국 진출 기자간담회에서 그루폰코리아의 황희승 대표는 "블로그·페이스북·트위터를 활용해 자세한 상품정보를 전달하고, 구입 후 7일 이내 100% 환불제를 실시하겠다"며 "소셜커머스에서 믿고 상품을 살 수 있다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불만족을 해결하기 위해 24시간 온라인상담 체제도 가동한다. 사진작가 김중만씨가 직접 촬영한 소셜커머스 홍보 사진을 사이트에 올려, 고급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황희승 대표는 "올 상반기 내 국내 시장 점유율 20%(월 매출 100억원) 달성이 1차 목표"라면서 "구체적으로 시기를 정하지 않았지만 이른 시간 내 1위를 하겠다"고 말했다.

티켓몬스터 등 국내 300여개 소셜커머스 기업들은 그루폰 상륙 소식에 초긴장 상태다. 국내 1위 소셜커머스 기업 티켓몬스터의 신현성 사장은 "그루폰이 유명세 때문에 관심을 받는 건 사실"이라면서 "국내 기업들도 그동안 확보해놓은 고객과 사업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에서 성장속도 제일 빠른 기업… 구글의 인수 제안도 거절

그루폰은 지난 2008년 11월 세계 최초로 미국 시카고에서 소셜커머스 사업을 시작했다. 주로 음식·건강·운동·미용 분야 제품을 판매한다. 등록회원은 6000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은 7억6000만달러(약 8300억원). 포브스는 그루폰이 세계에서 '가장 성장속도가 빠른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 인터넷기업 구글이 제시한 60억달러(약 6조7000억원)의 인수 제안을 거절해 화제가 됐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시카고에 있는 그루폰 본사는 대형 콜센터를 방불케 했다. 축구장만 한 크기(약 1900평)의 사무실에서는 고객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는 직원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려 퍼졌다. 본사에는 40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들의 평균연령은 25세에 불과하다.

그루폰 사무실에는 비밀공간이 없다. 책상에는 칸막이가 없다. CEO부터 말단 사원까지 일렬로 나란히 앉아 함께 일한다. 개인의 독립공간을 중시하는 미국 문화에서는 이례적인 모습이다. 캘시 오닐 그루폰 본사 홍보책임자는 "'우리는 하나(We are together)'라는 기업 철학에 따라 칸막이를 없애고 자유롭게 사업 의견을 주고받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