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닥 상장사를 중심으로 기업 실적이나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판매·공급 계약 공시 변경이 빈번하게 나오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말과 연초에 판매·공급계약 규모가 크게 줄어들거나 계약 자체가 아예 무효로 돌아갔다고 공시한 기업들이 적지 않았다.

아이스테이션은 지난 2008년 맺은 300억원 규모의 휴대용 멀티플레이어(PMP) 공급계약 실적이 애초 공시보다 줄어든 50억원에 그쳤다고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30일 폐장 후 공시를 통해 밝혔다.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 3일 아이스테이션 주가는 12.08% 내렸다. 오성엘에스티는 2008년 태양전지 웨이퍼(Wafer) 5272억원어치를 공급한다고 공시했으나 작년 말 공급규모를 1171억원으로 정정했다. 새해 첫주 동안 오성엘에스티의 주가는 6.7% 떨어졌다.

매출액 비중이 큰 계약이 해지된 사례도 있었다. 대선조선은 지난 2008년 4월과 6월 체결한 벌크 캐리어의 공급 계약이 해지됐다고 지난달 28일 장 마감 후 공시했다. 해지금액은 총 3050억원으로 2009년 매출액(3009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공시 후 첫 거래일인 지난달 31일 대선조선의 주가는 4.59% 내렸다. 미리넷은 지난 18일 168억원에 달하는 태양전지 공급 계약을 해지한다고 공시했다. 매출액(2009년 기준)의 41.8%에 달하는 규모다.

판매 및 공급계약 시기를 무기한 연기한 곳도있다. 동원개발은 지난해 말 마무리할 예정이었던 282억원짜리 봉암산업단지 조성공사의 계약기간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지난달 3일 공시했다. 태웅은 지난 2008년 체결한 공급계약 2건에 대한 계약기간을 1년씩 연장한다고 작년 말 공시했고, 이엘케이도 지난해 12월 31일 5건의 공급계약 기간 연장 공시를 무더기로 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계약 변경 내용이 가까운 시일 안에 기업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 주가를 움직일 가능성은 있는지를 따져보라고 충고했다. 유진투자증권의 변준호 스몰캡 팀장은 "계약 규모가 크게 줄어 기업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거나, 정정된 내용이 기업의 투자가치나 주가에 마이너스가 될 만한 요인이라면 투자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