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GM)주식회사(옛 GM대우)가 기존 '대우'브랜드를 폐기하고 새롭게 도입한 '시보레(Chevrolet)'의 한국어 표기방법을 놓고 업계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GM은 20일 모기업 미국 GM의 산하브랜드인 시보레의 공식 도입을 선언하면서, 이날부터 '쉐보레'라는 한국어 표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한국GM은 지난 17일까지만 해도 공식 보도자료 등에는 브랜드명을 '시보레'로 표기했지만, 이날부터 별다른 설명 없이 표기를 바꿨다. 이로 인해 일부 매체와 업계에서는 정확한 표기방법을 두고 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국GM 관계자는 "브랜드의 공식 도입을 발표하며, 가급적 원어에 가까운 표기를 사용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보레는 미국에서는 '쉐볼레'에 가까운 발음으로 읽힌다. 끝의 '레'를 늘여 장음(長音)으로 발음하는 게 특징이다. 굳이 한국어로 표기하자면 '쉐볼레이' 정도로 하는 게 '쉐보레'보다는 더욱 근접하다.

21일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현재 외래어표기법 용례에는 '쉐보레'의 공식적인 한글 표기를 '시보레'로 정해두고 있다.

국립국어원은 '시보레'라는 브랜드명이 "스위스 태생의 미국 자동차 레이서이자 설계자인 '루이 셰브럴레이(Louis Chevrolet)'의 이름에서 연유된 것"이라며 지난 2003년 외래어표기법 회의를 갖고 한글 표기를 시보레로 정했다고 밝혔다.

'시보레'라는 표현이 일본에서 사용하고 있는 발음을 그대로 답습한 '잔재'라는 일부의 지적도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국립국어원은 "GM대우 측에서 정식으로 요청하면 변경 여부를 검토할 수도 있겠지만, 외래어 표기규정이 정해져있어 용례를 바꾸는 것은 까다로운 문제"라고 설명했다.

시보레의 발음은 미국인들에게도 다소 까다롭다는 평이다. 때문에 이를 줄여 '쉐비(Chevy)'라는 애칭이 더욱 널리 쓰인다. GM은 작년 6월 "쉐비라는 표현을 쓰지 못하게 할 것"을 직원들에게 지시하는 내부문서가 유출되며 '발음이 까다로운 것은 생각하지 않고 회사의 입장만을 생각한다'는 이유로 현지 언론과 소비자들에게 뭇매를 맞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