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만 40세 성인 중 절반이 100세 가까이 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는 등 소위 ‘100세 쇼크’가 우리 사회에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다.

건강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오래 살더라도 행복할 수 없는 법. 각종 상해·질병 등을 보장해주는 보험사들도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보장 기간을 100세까지로 연장한 ‘100세 보험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어떤 상품들이 있는지, 가입시 유의할 점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알아보자.

◆손보사, 상해(傷害) 위주로 100세까지 보장

100세 보험 개발에는 종신(終身)보험 상품을 팔 수 없는 손해보험사들이 적극적이다. 현재 손보사들은 대부분 만 80세까지 보장해주는 것을 전제로 상품을 설계하고 있지만, 최근 상해보장을 중심으로 보장기간을 100세로 연장한 상품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본적인 보장·특약 내용은 보험사 간에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삼성화재의 '건강보험 새시대건강파트너'는 3년 단위로 계약이 갱신되는 특약을 통해 실손의료비를 100세까지 지원하며, 특히 3년간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면 다음번 계약 때 실손의료비 특약을 10% 할인해준다.

LIG손해보험의 'LIG 100세 행복플러스보험'은 상해와 일부 질병 진단에 대한 보장기간을 100세까지 늘린 것은 물론, 자녀·부모·형제·자매까지 최대 5명까지 동시에 가입할 수 있는 점이 돋보이는 상품이다. 보험가입자가 2명 이상이면 보험료의 1%를, 3명 이상이면 2%를 할인해준다.

메리츠화재의 '메리츠가족단위보험 M-Story'도 본인과 배우자는 물론, 부모와 자녀까지 3대(代)가 하나의 증권에 가입하는 것이 가능하다. 해외에서 치료받을 경우에도 입원의료비를 보장해준다.

동부화재의 '프로미라이프100세청춘보험'은 부부가 함께 가입할 수 있다. 상해 보상에 교통사고 처리비, 면허정지·취소위로금이 포함돼 있고 간병·장례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현대해상의 '하이라이프퍼펙트종합보험'은 자녀를 함께 가입시킬 경우 정신·행동장애 위로금, 유괴시 위로금 같은 어린이 관련 보장을 선택할 수 있다.

흥국화재의 '행복을 다 주는 가족사랑보험'은 100세 이전에 암·뇌졸중·급성심근경색 같은 중대한 질병에 걸릴 경우에도 일정 금액을 보상해준다. 롯데손해보험의 '롯데행복드림보험'도 100세까지 암·뇌졸중·뇌출혈 진단시 일정 금액을 지급한다.

한화손해보험의 '무배당헤라클레스남성보험'은 남성에게 유리한 상품이다. 가입 후 3년 혹은 5년마다 탈모방지비를 지원해주는 특약을 첨가했다. 그린손해보험의 '그린라이프원더풀S보험'은 유족연금 특약을 신설해 보험가입자가 상해나 질병으로 사망할 경우 최소 10년간 매년 약정했던 가입금액의 10%를 지급해주도록 설계됐다.

◆생보사, 100세까지로 연금 지급기간 늘려

생명보험사들의 100세 보험은 크게 두 종류다. 종신보험이나 CI(치명적 질병)보험의 특약 기간을 100세까지로 연장한 상품과 연금보험의 연금 보증기간을 100세까지로 늘린 상품이다.

우선 대한생명·녹십자생명·흥국생명·미래에셋생명 등은 입원·치료비 등 일부 특약의 보장기간을 100세까지로 확대했다. 이러한 특약은 보통 3년 단위로 계약조건이 갱신된다.

연금보험의 경우엔 보험 계약자의 사망과 관계없이 연금 개시 후 10년 혹은 20년 동안 연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보증기간을 두고 있다. 최근 이 기간을 보험계약자가 100세가 되는 시점까지로 연장한 보험사들이 늘고 있다. 교보생명·동양생명·흥국생명·녹십자생명 등이 그러한 경우다.

굳이 보증기간을 100세까지 연장하지 않더라도 삼성생명처럼 보증기간을 30년까지 두고 있는 보험사의 상품에 가입할 경우엔 연금개시 시점을 70세로 설정하면 사실상 100세까지 보증받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100세로 연장시 보험료 증가, 대부분의 질병은 보상에서 제외

보험기간을 100세까지 늘린다고 해서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우선 보험료가 올라가게 된다. 손해보험사 상품의 경우 100세 보험상품의 보험료가 보장기간을 만 80세로 정하는 경우와 비교해 최소 2~3%, 일반적으로 15% 내외 정도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생보사 연금보험의 경우엔 만 60세부터 연금을 지급받기로 한 연금보험 계약자가 있다고 할 때 보증기간을 20년으로 설정했을 경우와 100세까지 보증받는 경우를 비교해 보면 100세 보증의 월 연금지급액이 7~14% 정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0세 보험이라 하더라도 대부분 상해에 대해서만 100세까지 보장이 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아직 암 같은 주요 질병에 대한 치료비 지원은 만 80세까지만 보장해주고 있다. 따라서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할 때 자신에게 정말로 필요한 보험혜택이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기존 보험의 만기를 80세에서 100세로 늘리고 싶다면 어떻게 할까. 이는 전환 시점의 가입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다. 보험료를 더 내고 전환을 할 수도 있지만 나이가 너무 들고 질병 발생 위험이 높아졌다고 판단될 경우에 가입이 거부될 수도 있다.

이용혁 메리츠화재 차장은 "가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경우엔 100세 전환도 그리 어렵지 않겠지만 너무 늦은 나이에 전환을 원한다면 차라리 기존 보험을 유지한 채로 100세까지 보장되는 다른 보험에 가입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