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이랑 기자

연초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몸값이 화제다.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세계 최대 SNS인 페이스북의 기업가치를 이베이나 야후의 시가총액보다도 많은 500억달러(56조원)로 평가하면서 '제2의 닷컴버블'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장외시장에서 SNS의 주식 가격은 이미 지난해부터 천정부지로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에 페이스북의 기업가치는 50% 넘게 상승했고, 트위터의 가치는 두배 이상 뛰었다. 금융위기 이후 회수되지 않은 유동성이 과감한 SNS 투자를 뒷받침했다. 지난해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안전자산(금, 미 국채)과 위험자산(주식, 상품)의 가격이 모두 상승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보다 화끈한 수익률을 기대하면서 장외시장의 SNS에 눈을 돌리고 있다.

페이스북이 세계 최대 검색엔진인 구글처럼 될성 부른 기업이라면 현재의 기업가치가 어마어마하다고 해서 곧장 버블 논란을 제기하는 것은 성급할 수 있다. 지난 2004년 증시에 상장한 구글은 그 해 연말 시가총액이 500억 달러였는데, 현재는 2000억 달러에 육박한다. 또 페이스북이 구글보다 매출액 대비 순이익 비율이 높다는 것을 감안하면, 페이스북에 대한 낙관론은 무모하지 않다. 지난해 1~3분기 페이스북의 매출액 대비 순이익 비율은 28%로 같은 기간 구글(9.8%)을 크게 웃돈다. 게다가 지난해 페이스북은 방문자 수, 이용 시간에서도 구글을 제쳤다.

하지만 페이스북을 구글에 견주며 우위를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같은 인터넷 기업이라도 SNS와 검색 엔진은 엄연히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국내의 네이버와 싸이월드를 단순 비교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IT 강국의 국민으로서 SNS를 사용해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SNS는 자신의 콘텐츠를 공개하고 관리하는 곳인 만큼 이용시간이 길 수 밖에 없고, 인맥을 관리하다 보면 정보 검색을 능가하는 클릭이 발생할 때도 있다.

무엇보다도 사(私)적인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SNS가 검색 엔진처럼 광고로 수익성을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페이스북은 이번에 골드만삭스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온라인 광고 수익이 앞으로 1~2년 내에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그러나 인맥 서비스에 광고 콘텐츠를 성공적으로 접목시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쌍방향적인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SNS는 '점 대 다(one to many)'일 수 밖에 없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과 궁합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에서 트위터가 기업과 유명인의 홍보 수단으로 전락하면서 방문자가 급락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페이스북이 인류의 10%를 연결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것은 맞다. 하지만 검색 엔진처럼 웹상의 필수재로 자리매김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인터넷 기업 투자에 별 관심이 없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이런 말을 했다. "나는 10년 혹은 15년 후를 그릴 수 있는 사업을 찾는다. 리글리즈껌이 한 예다. 인터넷 때문에 사람들이 껌을 씹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