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종편·보도채널 심사 중에 박근혜한나라당 대표의 싱크탱크(국가미래연구원)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져 공정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이병기 심사위원장이 2일 자신의 입장을 밝힌 글을 언론사에 배포했다.

이 심사위원장(서울대 전기공학과 교수)은 2일 '종편·보도 심사를 마치며'라는 글을 통해 "국가미래연구원 참여와 이번 심사와는 전연 별개의 문제"라며 "특히 심사위원장은 직접 채점에 관여하지 않고 심사위원회 운영을 지휘했기 때문에 공정성에 문제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심사위원장은 "12월 초 박 의원측으로부터 연구소를 하려는데 과학기술·방송통신 쪽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아 수락했었다"며 "당시 연구소 이름과 발족일 등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었고 (종편) 심사위원장직을 수락할 때까지도 행사에 관해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사를 정치의 눈으로 보고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도 했다.

이 심사위원장은 또 "종편·보도 심사는 어떤 결론이 나와도 어느 편에선가는 강하게 반발할 수밖에 없는, 그래서 누구나 기피하는 일이었다"며 "그러나 누군가는 반드시 희생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기도 했다"고 자신이 심사위원장을 수락한 이유를 설명했다.

종편 선정을 위한 합숙 심사는 작년 12월 23일부터 8박 9일간 이뤄졌으며, 합숙 심사 중이던 27일 박근혜 전 대표의 '국가미래연구원' 발족식 때 이 심사위원장이 발기인으로 참여한 사실이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