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국제업무지구 조감도.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

LG(003550)

계열사들이 잇따라 참여하면서 용산의 얼굴이 삼성에서 LG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계열사 중에선 LG CNS가 가장 먼저 용산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어

LG전자(066570)

가 지난주에 추가로 참여의사를 밝혔고 현재 또 다른 LG 계열사들도 용산역세권개발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를 쇼핑·문화·주거의 복합 공간으로 개발하는 이 사업은 그동안

삼성물산(000830)

이 주도해 왔다. 용산개발의 사업시행사인 ‘드림허브금융투자프로젝트(이하 드림허브)’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삼성 계열사가 투자한 지분은 총 14.5%로 1450억원이다. 그러나 삼성은 자금조달 문제로 드림허브와 갈등을 빚다가 용산개발 자산관리회사(AMC)의 경영권을 반납하고 ‘단순 투자자’로 내려온 상태다.

삼성이 빠지면서 LG 계열사들이 부쩍 투자를 늘리고 있다. LG CNS와 LG전자는 용산사업에 참여하기로 하고 각각 500억원, 350억원에 대해 지급보증을 서겠다고 밝혔다. 아직 총 투자금액은 삼성에 못 미치지만, 또 다른 계열사가 추가로 들어올 가능성이 남아 있다. 드림허브의 한 관계자는 8일 “삼성은 이제 사업참여 기회가 없지만, LG는 앞으로도 여러 업체가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투자금액은 LG가 삼성보다 적지만, 위험도를 감안하면 LG가 더 과감하게 용산에 투자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은 드림허브의 자본금으로 투자해 최악의 경우에도 떼이는 돈이 1450억원뿐이지만, LG는 850억원의 지급보증 대가로 5000억~6000억원이 넘는 공사를 책임지고 완성해야 해 위험은 삼성보다 더 감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LG는 과거 용산 랜드마크 빌딩을 사옥으로 쓰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용산개발 사업자 선정 시 삼성이 주축이 된 컨소시엄과

현대건설(000720)

이 주축이 된 컨소시엄이 경쟁을 벌였는데 LG는 현대 컨소시엄에 참여했었다. 이 때문에 최근 투자를 늘리는 LG가 랜드마크 빌딩에도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LG 관계자는 “당시엔 사옥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광화문에 사옥을 지어서 더는 랜드마크 빌딩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또 “계열사들이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자체적으로 판단해 결정하는 것이고 그룹과는 아무 연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