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를 둘러싼 중국일본의 갈등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희토류는 태양전지와 전기자동차 등 첨단 산업의 필수 원료로서, 란탄(lanthan) 계열 15개 원소(원자번호 57~71번)와 스칸듐(scandium)·이트륨(yttrium)을 합친 17개 원소를 지칭합니다. 수요에 비해 매장량이 매우 적고, 현재 90% 이상을 중국이 생산하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여전히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달에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영토 분쟁 때 중국이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제한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지요.

문제는 중·일(中日) 간 싸움 불똥이 우리나라에 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나라가 중국에서 직접 수입하는 희토류의 양은 2007년 6011t, 2008년 4104t, 2009년 2656t으로 해마다 크게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국이 수출을 통제해도 별문제 없다는 희망적인 관측이 나왔지요.

하지만 이는 착시(錯視) 현상입니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원료 형태로 수입하는 희토류는 줄고 있지만, 희토류가 들어간 반제품·완제품 수입량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주로 중국과 일본에서 수입하는 희토류 반제품·완제품은 영구자석과 연마재 등입니다. 이들 제품의 가격은 최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로 급등하고 있습니다. 희토류 영구자석을 수입하는 A기업 관계자는 "작년과 비교해 제품 가격이 40% 이상 올랐다"고 합니다.

아직은 희토류가 들어간 부품 가격 인상이 완제품 가격에 반영되고 있지 않습니다. 대개 희토류 부품을 수입·생산하는 기업들이 2~4차 협력업체이기 때문에, 완제품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앞으로 가격 인상은 시간문제인 것 같습니다.

희토류 촉매제를 이용하는 중소 화학업체 관계자는 "내년부터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에 본격적으로 나서면 국내 기업들도 본격적으로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면서 "수출시장에서 중국 제품과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