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집계된 국제특허출원 세계 1위 기업은 어디일까.

미국마이크로소프트? 일본의 도요타나 소니, 파나소닉? 아니면 한국삼성전자LG전자? 전부 정답이 아니다. '화웨이(華爲)'라는 중국 통신장비 업체다.

화웨이는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의 국제특허 출원 순위에서 한해 1737건을 출원, 그전까지 1위였던 일본의 파나소닉(1729건)을 2위로 밀어냈다. 중국 기업이 세계 특허 출원 1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었다. 화웨이는 지난해 다시 일본의 파나소닉에 밀려 2위였지만, 두 회사의 출원건수는 44건밖에 차이가 없었다.

값싼 노동력에 의존한 '세계의 공장', 독자기술 없는 '짝퉁대국'이던 중국이 특허대국으로 변모하고 있다. 연구개발과 창의력의 결과물인 특허 출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며, 어느덧 미국과 일본마저 추월할 수준에 이르렀다. 일본의 경제일간지 니케이(日經)조차 '연구개발신흥국의 존재감'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근육질'의 중국이 '두뇌형'으로 변신하는 현실을 집중 조명했다.

WIPO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이 2008년 특허를 출원한 건수는 20만3257건. 이는 10년 전에 비해 14배가 증가한 수치. 일본(50만건), 미국(39만건)과 함께 '글로벌 톱3'의 한 축을 이룬 것이다.

특히 금융위기 여파로 전 세계 R&D가 축소, 10년 만에 처음으로 선진국의 특허 출원이 감소했던 2008~ 2009년에도 중국의 특허 출원은 17.7%나 증가했다. 중국 정부가 전국에 굴뚝 없는 첨단기술연구단지를 건설하는 등 국가주도형 연구개발(R&D)을 지속하고 민간기업에 특허 출원 비용까지 대주면서 독려했기 때문이다.

특허관련 전문기관인 영국의 '톰슨 로이터 사이언티픽'은 중국이 2012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특허국이 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지난 5년간의 특허출원 증가세로 볼 때 중국은 2011년에는 일본을, 2012년에는 미국마저 누르고 전 세계 최대 특허 출원국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의 특허 출원은 특히 생명과학이나 에너지 분야 등 미래전략 산업에서 급증하고 있다. 환경분야의 경우 출원건수는 이미 일본과 미국, 유럽을 넘어섰다. 일본 문부과학성 과학기술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세계의 주요 논문지에 게재된 중국인 과학 논문은 2008년 10만4157개로, 미국에 이은 2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