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애플이 한국기업이면 좋겠는가?”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이른바 ‘안테나게이트(antennagate)’와 관련해 가시가 돋친 한 마디를 날렸다. 잡스는 17일(현지시각) 미국에서 번지고 있는 아이폰 4의 안테나 결함 비난과 관련해 가진 해명 기자회견 말미에서 한국 기업을 언급했다.

애플이 초기대응을 잘못한 것 아니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잡스는 “어떤 사람이나 조직이 성공 가도를 달리면 꼭 그 성공을 무너뜨리려는(tear it down) 사람들이 있다. 구글도 그런 일을 당했다”며 “시기하는 사람들이 이제 애플을 공격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잡스는 “우리가 미국 기업이 아니라 한국 기업이었으면 좋겠는가(Would you rather we were a Korean company, instead of an American company?)”라고 반문하며 “당신(기자)이 질문을 통해서 얻으려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당신은 우리가 바로 이곳, 미국에서 혁신을 주도하며 전 세계를 이끌고 있다는 사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잡스가 애플의 아이폰 4를 둘러싸고 미국 언론들의 공세가 계속되고 있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잡스는 “물론 우리도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는 한다. 하지만 이번 ‘안테나게이트’이라는 소동을 보면서 한숨이 나왔다”며 “애플이 34년 동안 활동하면서 작은 실수도 용납되지 않을 정도로 언론의 신뢰와 믿음을 그동안 얻지 못했는가”라고 되물었다.

아이폰 4와 관련된 기자들의 날 선 공세가 계속되자, 격앙된 잡스가 부지불식간에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한국 기업의 이미지를 언급하며, 미국기업인 애플에 쏟아지는 비판에 대응한 것이다. 잡스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또 애플의 스마트폰 경쟁업체인 삼성, 노키아 등을 거론하며 안테나 수신 문제는 업계의 공통된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에 경쟁업체들은 애플과 잡스가 자사 제품의 결함을 업계 전체의 문제로 ‘물타기’하려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