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통통화위원회가 9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2.25%로 운용하기로 하면서,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시동이 걸렸다.

중소기업에 대한 한시적 대출 보증 지원 등 한시적인 유동성 지원 조치의 중단 등 미시적인 차원에서의 출구전략이 시작된 데 이어, 위기 이후 지속되던 확장적 거시정책을 정상화하는 작업도 시작됐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금리인상은 유럽 재정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에서도, 국내 경기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판단에서 나왔다. 유럽 재정 위기로 인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 미국과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가능성 등 대외 불안요인이 있지만, 수출호조 등을 발판으로한 경기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전격적인 금리인상을 가능케 했다는 것이다.

한은 집행부는 금통위에 보고하는 최근의 경제동향에서"수출의 높은 신장세와 소비 투자 등 내수의 꾸준한 증가. 고용 사정의 개선세 등 국내 경기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대외 불안 요인이 있더라도 정부와 IMF(국제통화기금) 등에서 예상하는 대로 올해 우리경제가 5%대 후반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때문에 정부와 한은의 정책 방향이 점차 '물가상승 압력 축소'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미 지난달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3%(중기 물가 목표 기준치)에 근접할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

기획재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당국에서는 그동안 한발짝씩 금리인상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시장이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줬다"며 "서민경제에 물가가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제는 물가상승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한은의 추가적인 금리인상 폭에 쏠려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올해 연말까지 한은이 기준금리를 최소 2.5%까지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출구전략에 대한 상징적인 의미로서 기준금리를 소폭 올렸지만, 대외 경제의 불안 요인이 남아있어 공격적인 인상 가능성은 적다는 판단이다.

임지원 JP모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금리인상을 전격적인 조치로 볼 수 있지만. 최근 정부 안팎에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여러번 내비쳤기 때문에 사전에 계획된 수순의 일환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중 추가로 한 번 더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