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발사의 꿈이 다시 한 번 꺾였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10일 브리핑에서 "나로호가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오후 5시1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기지를 이륙한 나로호는 이륙후 137.19초까지는 정상적으로 비행했지만, 이후 지상추격소와 통신이 두절됐다. 음속 돌파에는 성공했지만, 페어링을 분리하기도 전이다.

안 장관은 "나로호 상단의 카메라 영상이 섬광처럼 밝아지는 것으로 봐서 1단 연소 구간 비행 중에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국과 러시아의 연구진이 원인 규명에 대한 분석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 장관은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는 대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3차 발사를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러시아에서 개발한 나로호 1단이 연소되는 구간에서 폭발한 것으로 분석, 러시아와의 나로호 공동개발 계약에 따른 나로호 3차 발사를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안 장관은 “정부는 오늘의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겠다”며 “우주를 향한 우리의 도전을 멈추지 않고 우주강국의 꿈을 이뤄내는 그날까지 더욱더 분발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발표대로라면 러시아 측이 전적으로 개발해온 나로호 1단 로켓이 연소되는 과정에서 비행 중 폭발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경우 나로호 발사임무 실패 책임은 러시아 측에 있게 된다.

하지만 러시아 측이 곧바로 이를 수용할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국과 러시아 간 나로호 개발 관련 계약상으로는 발사체 임무실패 시 러시아 측은 나로호 1단을 추가 제공, 3차 발사를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책임소재는 양국 간 논의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나로호는 전날인 9일 2차 발사 첫 시도에서 발사 3시간여를 남겨둔 시점에서 발사대 소화장치의 오작동으로 인해 발사운용 절차가 중단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주진 원장은 이날 폭발과 관련, “전날 발생한 소화용액 분출 문제가 엔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