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T의 대표상품인 휴대폰 수출에 먹구름이 끼었다.

2일 지식경제부의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휴대폰 수출액(잠정치)은 65억4900만달러(약 7조3700억원)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1.4%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지난해 우리나라의 휴대폰 수출액은 연간 기준으로 13.2% 줄었다.

올 들어 세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는데도 1분기 휴대폰 수출액이 또다시 감소한 것은 이상징후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우리의 주력 상품인 고가(高價)의 프리미엄 휴대폰이 애플 '아이폰'의 공세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작년 하반기 이후 고급휴대폰 시장에서 눈에 띄는 히트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휴대폰 업계 고위관계자는 "휴대폰 판매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외국 이동통신업체 서비스 업체들이 비슷한 가격이면 데이터 통신 등 더 많은 통화요금을 유발하는 스마트폰을 선호하고, 스마트폰에 더 많은 보조금을 실어주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한국 휴대폰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애플은 최근 한국 휴대폰이 기술적 강점을 갖고 있는 CDMA(미국식 디지털) 방식의 아이폰을 본격 생산해 북미시장에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애플은 기존의 거래처인 AT&T 외에도 CDMA 방식으로 서비스를 하는 미국 1위의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존 와이어리스와 미국 3위인 스프린트 넥스텔에도 아이폰을 공급하겠다는 것. CDMA 휴대폰으로 북미 시장을 장악한 국내 휴대폰 통신업체로서는 또 한 차례 험난한 도전을 맞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