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도급순위 35위, 광주·전남 2위 업체인 남양건설이 유동성 위기를 이기지 못하고 끝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개시)를 신청했다.

2일 광주지법에 따르면 남양건설은 최근 회생·파산 전담 재판부인 민사10부(부장판사 선재성)에 법정관리 신청서를 제출했다.

남양건설은 신청서에서 "자체적으로 추정한 계속기업가치는 3570억 원이지만 청산가치는 1190억 원에 불과하다"며 "회생절차 개시 결정으로 채무변제 기간이 늦춰지면 최단 기간에 채무금과 이자를 갚겠다"고 밝했다.

이번 법정관리 신청은 충남 천안 두정동 아파트 사업으로 자금난을 겪는 가운데 이달 5일 돌아오는 300억 원 가량의 어음 결제가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전부터 추진돼온 두정동 아파트사업은 2000가구가 넘는 아파트를 짓는 대규모 사업이지만 PF(프로젝트파이낸싱)가 번번히 실패하면서 매월 수십억원의 이자가 발생, 남양건설의 유동성 악화로 가중시켜 왔다.

남양건설 직원들은 지난달 급여를 아직 받지 못한 상태며, 부도설까지 나돌면서 하청업체들이 본사로 몰려들자 재무팀 직원들은 아예 사무실을 비우고 다른 곳에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조만간 채무자인 남양건설에 대한 심문과 현장 검증을 거친 뒤 법정관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법원은 통상 1∼3개월 이내에 법정관리 합당성 여부를 심의하며, 기각할 경우 해당 기업은 파산 절차를 밟거나 항고, 재항고할 수 있다.

건축, 토목, 주택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남양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 9244억 원, 매출액 8463억 원으로, 광주·전남에서 지방도로 확·포장 공사와 국가산단 진입로 공사, 연륙교 가설공사, 복합쇼핑몰 신축공사 등 10여 건의 사업을 진행중이다.

아파트 사업의 경우 광주에서만 LH(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수완, 백운2, 양동, 지산, 학동2 등 5개 지구 6개 현장에서 4680여 가구를 짓고 있으며, 공정률은 최고 97%, 최저 27%에 이른다. 이밖에 광주 남구 봉선동 등 일부 지역에서는 남양 휴튼 아파트를 신축 중이다.

이에 따라 법정관리 인가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공동도급사와 하도급 업체, 입주 예정자들의 크고 작은 피해가 우려된다.

이에 대해 대한주택보증 관계자는 "아파트사업은 대한주택보증의 보증을 받았기 때문에 법정관리 인가가 떨어지면 공사가 중단되거나 분양 대금을 떼이는 극단적인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