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인터넷기업 NHN이 지난해 연간 매출 1조3574억원, 영업이익 5405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40%로, 1000원어치를 팔면 400원이 이익으로 남는다는 뜻이다. 국내 기업 역사상 최고의 영업이익률이다.

전년에 비해서는 매출·영업이익이 각각 12.4%·10%씩 두 자릿수 성장(지난해 5월 분사한 NHN비즈니스플랫폼 분할 전 기준)을 기록했다.

이런 NHN의 성적표는 지난해 상반기에 경기 불황의 여파로 국내 광고 시장이 침체됐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랄 만한 실적이다. NHN이 엄청나게 돈을 많이 벌어들이는 원동력은 검색 광고와 웹보드게임을 장악한 독과점에서 나온다.

NHN은 인터넷 검색광고와 웹보드 게임 시장 중 60~70%를 장악하고 있다.

인터넷 검색 70% 장악

NHN의 최대 수익원은 검색 광고이다. 네이버 검색창에 '꽃집' 같은 검색어를 넣으면, 광고비를 낸 '꽃집 사이트'를 네티즌에게 쭉 보여준다. 광고비를 많이 낸 순서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의 이창영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초 경기침체기에 기업들이 인터넷 광고 집행을 미루다가 회복기가 돼 일제히 마케팅비를 썼다"며 "검색 시장의 65~70%를 장악한 네이버로 이같은 돈이 쏠렸다"고 말했다.

국내 검색시장의 네이버 독주는 확고해 2~4위인 다음커뮤니케이션·SK커뮤니케이션즈·야후와 같은 경쟁사들을 모두 합쳐봐야, 네이버의 절반밖에 안 된다.

김상헌 NHN 대표는 "현재 70%에 이르는 검색시장 점유율을 올해는 좀 더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범죄에 악용되는 사이트도 돈만 내면 가장 좋은 자리에 노출되는 문제가 있다. 최근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가짜 안전거래 사이트 '하나크로'를 만들어, 인터넷의 물품 구매자에게 돈만 받고 물건을 보내지 않은 사기 사례를 적발했다. 경찰청은 "유명 포털사이트에서 '안전거래'를 입력하면, 사기 사이트가 좋은 자리에 등장, 네티즌들이 의심 없이 믿었다"고 밝혔다.

'수익의 비밀'은 고스톱·포커 같은 웹보드 게임

NHN의 숨겨진 '수익의 비밀'은 온라인 고스톱·포커와 같은 웹보드 게임이다. NHN 전체 매출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26.3%에서 2008년 30%, 그리고 지난해에는 33%로 높아졌다. 포털보다 작아 보이지만 웹보드 게임의 매력은 매출의 50% 이상이 모두 수익이라는 점이다.

NHN의 게임포털 '한게임'의 회원 수는 3000만명에 달한다. NHN은 '사행성 게임으로 돈을 번다'는 비판을 우려, 국내 게임 전체 매출에서 웹보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을 밝히기를 꺼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NHN 국내 게임 매출 가운데 80% 이상이 웹보드 게임이라고 지적한다. NHN의 전(前) 고위 임원은 "웹보드 게임 수익은 '끊어야 할 사탕'과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매출 1조원을 넘는 기업이 언제까지 쉽게 돈 버는 '고스톱'에 매달릴 수는 없다는 뜻이다.

해외 시장 공략 성공 여부가 NHN의 장기적 성장의 관건

NHN은 포털·게임 부문의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 포털·웹보드 게임은 7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어, 장기적 성장 동력으로 삼기에는 더이상 공략할 땅이 없다. 아직까지 NHN 해외 진출 성적표는 좋지 않다. 진출 6년째로 접어드는 중국 시장은 여전히 매출 250억원 전후로 정체 상태다. 지난해 7월 진출한 일본 검색 서비스 시장도 구글·야후·라쿠텐 등과의 경쟁에서 밀려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NHN이 밝힌 올해 실적 전망은 매출 10~15% 성장이다. 하지만 증권업계 한 애널리스트는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냈다고 밝힌 실적 발표날, NHN의 주가는 오히려 1.62% 하락했다"며 "웹보드 게임이 아닌 다른 게임 장르에서의 성공과 해외 시장에서의 가시적인 성과가 없으면 NHN의 앞날도 밝지만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