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브랜드의 국내 상륙 이후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차들의 도약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등록된 국내 수입차 현황을 살펴보면, 혼다는 총 3506대로 7.19%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닛산은 2048대(4.20%), 렉서스가 4184대로 8.5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토요타는 지난 9월14일 국내에 첫 발을 내딛어 사전예약 판매를 시작한 이후 4개 차종의 계약 대수가 4000대를 넘어서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반면, 한국 자동차는 일본 시장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국차 뿐만 아니라 독일 브랜드를 비롯한 다른 전세계적 브랜드 역시 일본 시장에서 만큼은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 중 유일하게 일본 시장에 진출해 있는 현대자동차는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지만 일본만큼은 공략하지 못하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다른 업체들은 일본 진출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자동차 문화 차이 탓…日, 경차 중시

그렇다면 국산차가 일본시장을 공략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차들과 일본의 자동차 문화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일본 자동차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 자동차 판매 추세를 보면 중형차를 선호하는 한국과 달리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경차 위주로 변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주차장과 도로가 협소해 보다 실용적인 차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한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경차가 일본 브랜드가 생산하고 있는 경차에 비해 몸집이 비대하다"고 말했다.

결국 중형차를 선호하는 한국시장에 맞춰 개발된 차로는 특수성을 지닌 일본시장 내에서의 경쟁력이 없다는 결론이다. 이로 인해 현지 전략형 차종 개발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올 11월까지 일본에서 가장 많은 판매대수를 기록한 차는 토요타의 프리우스다. 프리우스는 11월까지 16만1378대가 팔려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의 판매율 1위를 굳건히 하고 있다.

일본 내 판매율 2위는 혼다의 'FIT'로 12만8117대가 팔렸고, 토요타의 'Vitz'와 'Passo'가 각각 9만7077대, 8만5042대로 그 뒤를 이었다.

국내에서도 선을 보인 프리우스는 토요타를 대표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3세대 프리우스를 보면 불필요한 편의기능도 모두 빠졌다.

프리우스는 엔진 배기량을 1.5ℓ(77마력)에서 1.8ℓ(99마력)로 올려 파워를 보강하면서도 한국공인 29.2km/ℓ의 뛰어난 연비를 자랑하며 차체도 국산차에 비해 작은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혼다의 'FIT', 토요타의 'Vitz'와 'Passo'는 모두 경차라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반면 올해 9월까지 한국 내수시장의 점유율을 살펴보면 경차 비중이 11.8%(9만5675대)를 차지했고, 중형차의 시장점유율은 21.3%(17만1911대)에 달했다.

가깝고도 먼 나라가 일본이다. 한국 자동차가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현시점, 일본시장은 더 높은 도약의 발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굳이 일본 만을 위한 전략형 차를 개발하기 위해 필요한 많은 비용을 들여가면서까지 일본 시장에 진출해야만 하느냐는 주장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일본 시장 개척에 드는 비용을 차라리 일본 보다 시장성이 좋은 국가나 성장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자동차 산업 후발 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 경기 불황과 맞서 가파른 성장세를 그리고 있는 국내 완성차 업계들은 어떤 길을 택할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