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그동안 강경해 보였던 한국은행의 입장이 다소 누그러졌다. 국내외 경기개선에 대한 확신 부족과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정부의 부동산가격 안정대책의 효과를 좀 더 지켜볼 필요성, 그리고 원화 강세에 따른 금리 인상의 시급성 감소가 원인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금융시장과 경제주체들은 시기의 문제일 뿐 여전히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향후 6개월 이상 금리가 계속 동결될 것이라는 확신이 없는 이상 대출 및 예금금리가 크게 떨어지기는 어렵다.

채권시장도 마찬가지다. 오르내림은 커졌지만, 국고채 3년 금리는 연 4.3~4.6%의 좁은 박스권에 석 달 가까이 갇혀버렸다. 'V'자 반등이 마무리된 국내경제는 4분기 이후 성장속도가 둔화하고 있고, 연말쯤 경기선행지수가 전년 동월과 비교해 꺾일 가능성도 크다.

향후 6개월간의 경기 원동력은 국내가 아니라 미국에 있다. 3분기 초 바닥을 확인한 제조업과 주택경기를 중심으로 연말~연초를 거치며 미국경기 개선은 소비의 바닥 확인으로 이어질 것이다. 미국경기 개선이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 증가와 위험자산 선호로 이어지고, 미국도 양적 완화정책이 일부 종료되면서 2010년 초부터는 더블딥 위험의 완화와 함께 달러 약세를 방어하기 위한 금리 인상 논의가 시작될 것이다.

향후 1~2개월간 채권금리는 박스권에서 안정될 수 있다. 그러나 연말부터는 글로벌 경기개선과 위험자산 선호, 그리고 달러 캐리트레이드 자금이 미국으로 돌아가는 청산 위험이 채권금리를 다시 상승시킬 것이다. 이에 대응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2010년 1분기에 시작될 것이며, 미국의 금리 인상이 논의되기 시작한 이상 연 3%를 넘어서는 금리 인상의 두려움이 채권금리 등에 반영될 위험이 있다. 현 시점에 국고 3년물 기준 연 4.7~5% 수준에서 단기 고점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