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에 “남자는 캐주얼 섹스를 좋아한다. 이것은 오랫동안 진행된 진화의 산물”이라는 재미있는 주장이 있었다. 국내 매체 가운데는 ‘캐주얼 섹스(casual sex)’라는 표현을 두고 고심한 끝에 ‘우발적인 섹스’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오랫동안 진행된 진화의 산물”

캐주얼 섹스라는 것이 무엇인가? 정장이 아니라 캐주얼 차림을 생각하면 간단하다. 별로 형식이나 격식에 구애 받지 않는 섹스를 생각하면 된다.

그러면 왜 남자는 새삼스럽게 캐주얼 섹스를 좋아한다는 말이 나오는 걸까. 그것도 꽤나 대단한 과학자의 논문을 인용해서 말이다.

따지자면 여자와 비교해서 그렇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여자는 캐주얼 섹스보다 공식적인(formal) 섹스를 좋아한다는 말인가? 그렇다.

또 그러면 과학적, 생물학적으로 왜 남자는 격식을 차리지 않고 우발적으로 하는 캐주얼 섹스를 더 좋아하게 됐을까?

과학자들은 남성이 캐주얼 섹스를 좋아하고, 여성이 공식적인 섹스를 좋아하는 것은 오랫동안 진행된 인간의 진화적인 산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뻔한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결론부터 내리자면 진화론적으로 남자는 종족보존 본능을 위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씨를 뿌리는 일에 길들여져 왔다. 그러나 여자는 많은 자손 가운데 가장 경쟁력을 지닌 자손을 선택해 건강한 후손을 만드는데 익숙해졌다.

여자도 ‘포멀 섹스’를 좋아하지만…

영국의 유력 일간지 인디펜던트의 보도다. 결혼이라는 격식을 따지지 않고 캐주얼 섹스를 한 이후에 느끼는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기분에 대한 조사 결과, “남성은 캐주얼 섹스를 더 좋아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성은 이러한 진화과정에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재미 있는 것은 만족도에서는 남성보다는 덜하지만 여성도 형식을 갖춘 포멀(formal) 섹스보다 캐주얼 섹스를 다소 더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과 관계 없이 ‘상대방과 하룻밤을 지낸’ 남녀 1천743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설문조사 결과 남성 80%는 캐주얼 섹스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더 큰 성적 만족과 행복감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의 만족도는 54%에 불과했다.

논문을 작성한 영국의 더럼 대학의 안느 캠벨(Anne Campbell) 교수는 “인간의 적응행동(adaptive behavior)은 적극적, 또는 부정적 기분에 따라 진화과정에서 결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캠벨 교수는 “인간의 섹스에 대한 기본적인 감성은 과거 조상들에게도 이득을 주었던 그러한 길(pathway)로 이끌리게 됐다”며 “만약 여성 조상들이 그러한 캐주얼 섹스를 좋아했다면 여성들도 남자만큼이나 좋아하게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화는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남성은 생물학적으로 자손생산을 위해 여러 여자에게 씨를 전파할 수 있다. 남성이 왜 캐주얼 섹스를 더 즐기는지에 대한 과학적 설명이다.

그러나 여성은 훌륭한 자손을 위해 양보다는 질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진화적인 차원에서 캐주얼 섹스에 거부감을 느끼게 됐다는 것이다.

캠벨 교수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진화론적인 차원에서 여성은 자손에 대한 보호본능으로 심지어 모성애에 따른 공격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짝을 구할 때 신중하게 판단해서 고른다. 또 여성은 짝지은 남성에게 다른 남자의 아이를 키우고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시키기 위해 남성에게 충실해 왔다”

그래서 진화론적으로 여성은 일종의 자유연애라고 할 수 있는 캐주얼 섹스에는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제 여성도 공격적으로 나서

그러나 캠벨 교수의 논문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여성들도 점차 여러 남자들과 즐기는 것에서 ‘이득’을 보고 있다. 이는 자손에 대해 유전적 다양성(genetic diversity)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이제는 여성들도 훌륭한 유전자룰 고르기 위해, 남자를 고르기 위해 공세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는 이야기다.

생물학적으로 우수한 남성이 여러 여성과 지낼 수 없는 처지라면 우수한 유전인자의 남성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여성도 진화론적 차원에서 점차 캐주얼 섹스를 좋아하게 될 것이라는 결론이다.

혹자는 지금은 남녀 가릴 것 없이 섹스를 즐기는 것이 대세라고 이야기할지 모른다. 맞는 이야기다. 그러나 그 대세 속에는 진화와 생물학이 숨겨져 있다.  
 
그러나 여자는 섹스에 대해서 여전히 보수적이다. 수백 만년 동안 진행된 진화의 유전자를 쉽게 버릴 수는 없다.

남녀의 사랑만큼 아름다운 것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사랑은 생물학적 진화의 산물이다. 달콤한 사랑을 나누면서 생물학이니, 진화니 하면서 따진다는 것은 정말 재미 없는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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