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수확이 한창인 요즘, 전국 인삼공사 가맹점이 천삼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고 매일경제가 13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통상 우리가 즐겨먹는 홍삼에 비해 7배나 가격이 비싼 천삼을 무조건 보내달라는 주문이 쇄도해 전국 가맹점들이 천삼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삼은 예약을 해도 보통 3~6개월은 기다려야 겨우 구입할 수 있다.

인삼이 수확되는 9월보다 훌쩍 앞선 6월께부터 천삼 예약주문이 시작될 지경이니 대리점뿐 아니라 인삼공사 내부에서도 국내영업팀과 해외수출팀이 서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할 정도다.

도대체 천삼이 뭐기에 금값이나 다름없는 엄청난 가격에도 불구하고 없어서 못파는 걸까. 말리지 않은 수삼(생삼)을 증기 등의 방법으로 쪄 말린 것이 홍삼이다. 천삼은 이 가운데 최고등급 홍삼만을 추려낸 것이라고 보면 된다.

홍삼의 최고등급은 천삼(天蔘)이고 그 아래 등급으로는 지삼(地蔘) 양삼(良蔘) 절삼(切蔘)이 있다. 천삼, 지삼, 양삼은 홍삼을 원형 상태로 가공한 제품이고 절삼은 홍삼 원형을 절단한 제품이다.

등급에 따른 가격차도 상당하다. 천삼 10지(14뿌리) 600g은 308만1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반면 지삼은 169만5000원, 양삼 76만3000원, 절삼은 27만4000원 수준으로 등급이 내려갈 때마다 가격차이가 크게 난다.

우리가 보통 먹는 홍삼정이나 홍삼 분제품과 비교하면 더 쉽게 알 수 있다. 통상 지삼 양삼 절삼 등으로 만드는 홍삼정은 240g에 18만5000원(정관장 기준)이다. g당 770원인 셈이다. 하지만 천삼으로 만든 천삼정은 200g에 105만원, g당 5250원으로 홍삼정의 6.8배에 달한다.

천삼은 외형적으로는 담황갈색을 띠며 머리 몸통 다리 부분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뤄 뿌리 형태가 사람 인(人)자 모양이어야 한다. 또 내부조직은 치밀하고 병을 앓은 흔적이 없으며 머리 밑 부분을 사선으로 절단했을 때 내공(內空)과 내백(內白)이 없어야 양질로 친다. 내부조직이 치밀해야 사포닌 등 유효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삼공사 관계자는 ”1차 외형 선별과 2차 내부조직 선별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2차 선별이 홍삼 품질을 결정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2차 선별에 가장 공을 들인다. 직접 암실에서 홍삼 하나하나를 육안으로 확인해 천삼을 선별한다.

매년 천삼을 구하기 위해 한바탕 난리를 치르는 이유는 바로 천삼의 희소성 때문이다. 천삼은 전체 홍삼 중 0.1% 내외로 생산량이 매우 적다. 지난해 수삼 수매량은 6005t. 이 중 양삼은 81t, 지삼은 32t에 달했지만, 천삼은 6t에 불과했다.

비싼 가격에도 천삼이 인기가 높은 것은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는 데다 기업 임원들이 VIP 고객이나 외국에 선물하는 데 최우선으로 꼽아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인삼공사 측의 분석이다.

요즘은 특히 중국쪽 수요가 크게 늘고 있어 천삼 물량부족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매일경제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