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유인원 등 영장류의 공동 조상으로 추정되는 여우 원숭이를 닮은 4700만년 전 화석이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자연사박물관에서 공개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다위니우스 마실라에’라는 학술명을 가진 이 화석은 1983년 독일 메셀 피트의 화석 유적지에서 발견된 것으로 신생대 제3기 시신세(始新世: 에오세)에 속하며 다리 부분 몇 개만 사라졌을 뿐 나머지 95% 가량은 잘 보존돼 있다.

‘이다’라는 별칭이 붙은 이 암컷 화석을 지난 2년 간 조사해온 노르웨이 화석 전문가 요른 후룸 교수는 “처음으로 모든 영장류 간 연결 고리를 보여주는 화석”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이 암컷 영장류는 긴 꼬리를 가지고 있지만 마주보고 있는 엄지손가락과 짧은 팔과 다리, 앞을 향한 눈 등 인간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갈고리 발톱과 참빗 모양의 이빨 등 여우원숭이의 주요 2개 특징은 보이지 않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 화석이 인간과 유인원, 원숭이 등 오늘날 고등 영장류와 먼 친척을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다’는 손목 골절로 극심한 고통을 겪었으며, 이는 이다가 죽음을 맞이한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구팀은 메셀 호수에서 물을 마시던 이다가 탄소가스를 마신 뒤 호수에 빠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성명을 통해 “의식을 잃은 이다가 호수에 빠져 바닥으로 가라앉아 4700만 년 동안 이 같은 상태로 보존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다’의 마지막 먹이는 초식동물이었으며, 내장 속에 과일과 씨앗, 나뭇잎 등도 남아 있었다고 전했다.

후룸 교수는 “이 화석은 완전하다. 다른 영장류 화석에 비해 이례적으로 많은 정보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으며, 영국 BBC방송의 자연 다큐멘터리 제작자이자 해설가인 데이비드 아텐보로는 “이 화석은 인간과 나머지 모든 포유동물과의 연관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