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는 상승하고 월급봉투는 얇아지면서 생활이 팍팍해지자 금융 거래를 할 때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금융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금융 거래 비용을 절감하는 '짠돌이' 재테크를 하는 데도 전략과 요령이 필요하다. 예컨대 부자 고객들은 수수료를 거의 내지 않는다. 왜 그럴까? 한상언 신한은행 압구정PB센터 팀장은 "거래 실적이 많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부자들은 여러 곳에 거래를 해도 모든 금융회사에서 수수료를 면제받을 정도로 거래 실적이 많기 때문이다. 여러 곳에서 많은 실적을 쌓기 어려운 일반 금융 소비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한상언 팀장은 "보통 사람들이라면 주거래 은행을 만들어 한 은행에 거래를 집중시키면서 실적을 쌓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일반 금융 소비자로서는 인터넷 거래를 활용하는 게 금융 거래 비용을 줄이는 첫 걸음이다.

조선일보 DB

◆인터넷 거래를 활용하라

거래 수수료를 아끼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인터넷 거래를 활용하는 것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10만원을 다른 은행에 이체하는 경우 수수료가 3000원이지만,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면 500원에 불과하다. 창구에선 1000~3000원인 타행 이체 수수료를 인터넷 뱅킹에서는 대부분의 은행이 500원을 받고 있다. 인터넷에서 300원의 타행 이체 수수료를 받던 우리은행도 다음 달부터는 500원으로 올린다.

아예 종이 통장 없이 인터넷으로 거래를 하면 수수료를 아낄 수 있는 것은 물론 우대 금리를 받을 수도 있다. 기업은행의 인터넷 전용 예금인 'e-끌림 통장'의 경우 최고 3%포인트의 금리를 추가로 얹어주고 있다. 수시입출금식 예금의 경우 통상 연 0.1~0.3%에 불과한데 'e-끌림 통장'으로 가입하면 수시입출금 혜택을 누리면서 연 3%까지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펀드의 경우도 인터넷에서 가입하는 경우 창구에서 가입할 때보다 수수료가 적게 나간다. 환전도 인터넷이 유리하다.

◆거래 실적을 쌓아라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회사는 거래 실적에 따라 각종 수수료를 깎아주고 있다. 금융회사가 거래 실적에 따라 제공하는 '포인트' 제도를 활용해 포인트로 수수료를 내거나 카드대금 납입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우리 멤버스 포인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금에 가입할 때 100만원당 10포인트를 주고, 대출을 받아도 100만원당 10포인트를 준다. 또 CD·ATM기 등 자동화기기를 사용해도 100만원당 10포인트를 준다. 카드 사용 때 모은 포인트도 '우리 멤버스 포인트'로 전환이 가능하다. 이렇게 모은 포인트는 수수료를 낼 수도 있고 사은품으로 교환도 가능하다.

하나금융그룹의 '하나 캐쉬백 포인트'는 하나은행·하나대투증권의 거래 상품 종류와 하나카드의 사용 실적에 따라 쌓이게 되는데 주식형 펀드 1개, 해외펀드 1개, 청약저축 1개에 가입하면서 매월 카드를 30만원씩 사용한다면 매월 2000점씩 적립할 수 있다. 이 포인트는 카드대금 납입, 펀드 월부금 납입, 대출 원리금 상환 등에 현금처럼 쓸 수 있다.

또 금융회사와 거래 실적을 쌓으면 개인 신용등급이 높아져서 대출을 받을 때 유리한 금리 조건을 받을 수 있다. 신용정보회사 KCB에 따르면 1억원을 대출받을 때 신용등급 1등급과 10등급의 1년 이자 차이는 1000만원 가까이 난다.

◆주거래 은행을 만들어라

소액을 거래하는 경우 거래 실적을 한 은행에 '몰빵'하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각 은행들은 거래 고객 우수 고객에 대한 우대 프로그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우리 보너스 멤버십' 클럽은 부동산 대출을 포함해서 자산이 1000만원 이상이면 텔레뱅킹 서비스 면제 등 우대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거래실적에 따라 점수를 매겨 수수료 등을 우대해주는 'KB스타클럽'과 'Tops 클럽'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은행은 최근 3개월 거래실적에 대해 점수를 매기기 때문에 한 은행과 꾸준하게 거래를 해야 고객 우대 서비스의 혜택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다.

◆정보를 수집하고 전략을 세워라

각 은행의 고객 우대 제도는 조건이 조금씩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주거래 은행을 만들기로 했으면 그 은행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우선 파악하는 게 필요하다. 예컨대 국민은행의 'KB스타클럽'은 요구불 예금 평균 잔액에 대한 배점이 높지만 신한은행의 'Tops클럽'은 정기예금 등 거치식 예금에 대한 배점이 높다. 이런 정보는 각 은행의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다.

또 각 은행의 수수료는 은행연합회 홈페이지(www.kfb.or.kr)에서 비교할 수 있다. 인터넷 뱅킹 수수료는 각 은행이 비슷하기 때문에 굳이 비교할 필요가 없다고 해도, 환전이나 외환송금 수수료는 은행마다 차이가 크기 때문에 비교한 후에 거래 은행을 선택하는 게 좋다.

자동화기기를 사용할 때도 은행 영업시간 내에만 이용한다든지 거래 횟수를 줄여 수수료를 줄이는 등의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