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코치연구소'라는 1인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윤영돈(37) 소장은 경력 7년차 커리어 코치(career coach)다. 역사가 짧은 국내 코칭시장에서 비교적 초창기 멤버라고 할 수 있다.

커리어 코치 윤영돈 윤코치연구소장
물고기 대신 '물고기 잡는 법' 알려주는 직업
강의·저술·상담료가 주 수입원… 연 평균 1억

그의 일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본업 외에 성신여대 겸임교수·한경닷컴교육센터 커리어코칭 전담교수·커리어코치연합회 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며, '30대, 당신의 로드맵을 그려라'란 책의 저자인 동시에 평균 서너개의 매체에 글을 기고하는 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 회사 규모는 작지만 내실 면에선 제법 탄탄하다. 연간 수익은 평균 1억원 선.

커리어 코치는 진로·적성 등에 관한 상담을 통해 경력개발 및 관리방법을 알려주는 전문가를 일컫는다. 언뜻 컨설턴트와 비슷한 개념 같지만 컨설턴트 업무의 핵심이 '단기적 문제 해결'이라면 코치 업무의 핵심은 '동기부여를 통한 자기계발'이란 점에서 둘은 확연히 구분된다. 윤 소장은 이를 '입사지원서를 작성하려는 구직자 A씨'의 예를 들어 설명한다. "컨설턴트는 A씨를 위해 잘 구성된 입사지원서를 한번 써주는 데 그치겠죠. 하지만 코치는 A씨가 이번뿐 아니라 추후에도 자신의 힘으로 입사지원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어요."

윤 소장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커리어 코치가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모델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각종 단체에서 의뢰하는 강의를 진행하고 받는 수익이다. 강의주제는 이력서 작성요령, 면접 클리닉 등 주로 취업과 경력개발에 관한 것이다. 이 분야의 시장은 청소년과 대학생, 재직자를 비롯해 최근엔 주부 등 경력단절자와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수요층이 점차 넓어지는 추세다. 둘째, 칼럼이나 책을 집필하는 데서 얻는 저술 수입이다.

그는 "평균 칼럼 1개당 원고료가 25만~30만원 정도여서 고정 지면을 얻으면 그 자체로도 꽤 안정적인 수익이 된다"며 "칼럼이 어느 정도 묶이면 책을 낼 수 있어 전문성을 확보하기도 좋다"고 귀띔했다. 셋째, 코칭을 원하는 이들에게 상담을 해주고 받게 되는 코칭비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선 이 비중이 크지 않다는 게 윤 소장의 지적이다.

"외국계 기업이 임원들을 대상으로 간간이 코칭을 의뢰하지만 일반적이진 않죠. 개인이 고가의 코칭비를 부담하는 건 쉽지 않으므로 코칭비로 수익을 올리려면 기업이나 국가기관, 대학 등을 공략하는 게 현명합니다."

최근엔 커리어 코치, 학부모 코치, 라이프 코치 등 코칭 분야도 갈수록 세분화되는 추세다. 윤 소장은 "코치 자격에 특별히 제한이 있는 건 아니지만 어떤 전공이든 석사학위 이상은 갖추는 게 좋고, 자신의 전문 분야를 정확하게 포지셔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정도 경력이면 대충 뛰어들 수 있겠지'란 안일한 태도론 수익모델을 찾기가 쉽지 않을 거란 설명이다.

그는 "코칭 분야에서 아직 우리나라는 불모지나 다름없기 때문에 '비즈니스'만 보고 뛰어들기보다는 자신의 적성과 일에 대한 사명감 등을 잘 따져본 후 도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음식류 인터넷 쇼핑몰 운영자 박혜경 ‘명품찬방’ 대표이사
‘손맛’ 하나 믿고 창업… 국산 재료와 천연 조미료로 승부
  가족경영·지방 이전으로 운영비 줄여… 하루 매출 300만원

초대요리와 어린이반찬 전문 인터넷 쇼핑몰 명품찬방(www.foodluxury.co.kr) 사무실은 인천 부평동의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 2월 9일 찾아간 이곳에선 포장 업무가 한창이었다. "박혜경 이사를 만나러 왔다"고 하자 위생복 차림의 한 중년남성이 반색하며 취재진을 맞았다. 아내인 박 이사와 공동으로 명품찬방을 운영하고 있는 황천익 대표였다.

박혜경(54) 이사는 이제껏 한번도 반찬을 사 먹어본 적이 없다. 대학 교직원이었던 남편과 1남2녀를 키우면서 밑반찬은 물론, 각종 소스와 조미료까지 직접 만들어 썼다. "내 안에 (대)장금이가 있다"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요리엔 자신이 있었다.

손도 빨라 한꺼번에 4~5가지 요리를 척척 준비했다. 평소 음식 나눠 먹는 걸 좋아해 국 하나를 끓여도 대형 찜솥을 이용하곤 했던 그가 인터넷에서 자신의 요리를 판매하겠다고 결심한 건 지난 2007년. "25년 직장생활을 끝내고 퇴직한 남편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떠올리다가 '내가 가진 탤런트를 활용해 뭔가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열심히 만든 음식을 남이 맛있게 먹어주는 것만큼 행복한 게 없었거든요."

처음부터 인터넷 쇼핑몰을 생각했지만 시작은 조심스러웠다. 일단 소규모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 고객의 반응부터 살피기로 한 것.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그와 남편을 포함, 가족 7명이 직원으로 나섰고 매장도 서울이 아닌 인천을 택했다. 좋은 재료를 쓰되 가격은 낮췄고, 동네 주민들이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기본 반찬류를 만들어 팔았다. 10개월간의 매장 운영 성과는 성공적이었다. '되겠다'는 확신이 들자 과감하게 홈페이지를 열었다. 몇 개월 만에 회원은 수천명으로 불었다.

명품찬방의 운영원칙은 양질의 재료를 정성껏 조리하는 것. 말은 쉽지만 이를 실천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월 20억원 매출을 올린다는 모 반찬 사이트의 경우, 가격은 저렴하지만 재료가 100% 중국산이에요. 저희는 소금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거든요. 전남 신안에서 최상급 천일염을 주문해 한 번 씻은 후 볶아 사용합니다. 간수가 빠져야 제 맛이 난다고 해서 60가마를 미리 주문해 창고에 보관 중이죠." 그는 양조간장도 시중 제품에 대파·양파·고추·생강 등 10여가지 천연재료 달인 물을 섞어 쓰고 나물을 무칠 땐 양지머리 곤 물로 담근 국간장을 사용한다.

현재 명품찬방의 하루 매출은 200만~300만원 선. 올해 목표는 이를 1000만원까지 올리는 것이다. 아직 초반이지만 고객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박 이사는 "소액 결제자에게도 무료 배송하고 제품에 하자가 있으면 확실히 보상하는 등 서비스에 신경을 썼더니 재구매율이 올라가더라"고 말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여기저기 사업 제휴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회원 수 20만명 규모의 모 인터넷 쇼핑몰과 독점계약 체결도 예정돼 있다.

박혜경 이사는 쇼핑몰 오픈 11개월 만에 남편으로부터 "용돈 하라"며 30만원을 받았다. 일을 시작한 후 처음 받는 돈이었다. 그러나 그는 느긋했다. "남편은 '아직 손익분기점을 모르겠다'고 하지만 지금은 씨 뿌리는 단계라고 생각해요. 비싸도 먹을 만한 가치 있는 음식이란 게 알려지면 언젠가 돈도 모이겠죠." 그는 "정직하게 일하겠다는 내 초심만 바뀌지 않으면 성공할 자신이 있다"며 "머지않아 명품찬방을 대한민국 모두가 아는 브랜드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홍보우먼 이영미 브릿지커뮤니케이션즈 대리
  복수전공·동아리·인턴… 대학 때부터 실전 경험 차곡차곡
“화려한 겉만 보면 안돼… 사람들과 부딪치고 야근도 예사”

브릿지커뮤니케이션즈는 2004년 12월 창립, 올해로 만 4주년을 넘긴 중견 홍보대행사다. 이영미(28) 대리는 이 회사 직원 15명 중 몇 안 되는 '창단 멤버'다. 이직률이 높은 편인 홍보대행사에서 보기 드문 장기 근속자인 셈이다.

그의 이력은 좀 독특하다. 대학 전공은 이공계열(산업정보시스템공학)이었지만 광고·홍보 분야에 관심이 많아 관련수업을 챙겨 들었고 내친김에 언론홍보학을 복수전공했다. 공부하는 틈틈이 대학생 연합광고동아리에도 가입했다.

공모전 도전, 기업 연계 프로모션 진행, 광고대행사 인턴사원 등으로 차근차근 경력을 쌓은 그는 졸업 후 모 신문사 문화센터에서 운영하는 PR아카데미 과정까지 이수했다. 그곳에서 홍보대행사 창업을 준비 중이던 지금 직장의 대표를 만났고 그게 인연이 돼 홍보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의 고객사는 화장품과 건강식품 등을 직접판매 형태로 제조·유통하는 미국계 기업 뉴스킨엔터프라이즈코리아. 낙도 지역 초등학교 희망 도서관 건립 등 이 회사가 펼치는 사회공헌사업을 비롯해 다양한 뉴스거리를 주요 매체에 알리는 게 그의 일이다. 이외에도 팀 단위로 주어지는 일감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엔 오픈을 앞두고 있는  한 갤러리의 홍보 업무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가 처음 홍보 일을 시작하던 5년 전에 비해 지금은 업무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예전엔 기업에서 대행사에 홍보를 의뢰하면서도 아무런 가이드라인 없이 '알아서 해달라'는 경우가 많았어요. 고객사 규모가 작을 땐 대행사가 집행 가능 예산까지 알려주면서 일하기도 했고요. 그에 비하면 요즘 기업들은 홍보할 사안이 생기면 대행사 몇 곳을 선정해 제안요청서를 돌리며 오리엔테이션을 갖습니다. '홍보 마인드'가 생긴 거죠."

언론 등에 비치는 '홍보우먼'의 이미지는 화려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른바 갑을(甲乙)론에 비춰볼 때 저희처럼 '확실한 을'이 없죠. 고객사·기자·직속상사·사장… 어느 관계 하나 쉬운 게 없거든요. 갑자기 떨어지는 업무가 많아 야근과 밤샘근무도 예사고요. 그래서인지 주변에 보면 얼마 못 버티고 중도 포기하는 분들이 많아요. '이거 하려고 여기 왔나' 생각하는 거죠."

그는 "그래도 1년은 해야지, 1년만 더해보자, 하는 식으로 버티지 않았다면 나도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요즘 그가 관심 갖고 있는 분야는 기업 위기관리 쪽이다. "위기가 닥쳤을 때 단순히 언론보도를 막는 데 급급하기보다 소비자에게 사실을 제대로 알리는 게 더 중요해지고 있거든요. 이 역시 홍보의 영역이고요. 이 분야를 좀 더 공부해 실력을 쌓고 싶습니다." 그는 '홍보인'의 자질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일단 커뮤니케이션을 즐겨야 해요. 대인공포증 같은 건 없어야 하고 평소 글 쓰는 걸 즐기면 더욱 좋죠. 그리고 중요한 것 한 가지! 자신만의 스트레스 관리요령이 반드시 필요해요." 홍보전문가가 되려는 이들을 위해 한마디 해달라고 하자 그는 "화려한 겉모습만 보고 뛰어들지 말고 학생 때 꼭 동종업계 관련 경험을 쌓아 자신에게 맞는 일인지 판단해 봤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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